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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명박-이회창 양자구도 깨기 고심

등록 2007-11-02 20:40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가 2일 낮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주최 대선주자 초청토론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A href="mailto:khan@hani.co.kr">khan@hani.co.kr</A>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가 2일 낮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주최 대선주자 초청토론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정동영 후보 ‘이회창 변수’ 대응전략
여론조사서 지지율 되레 하락…양쪽 싸잡아 공격
문국현 ‘등외후보’ 악재 가능성…“불리할 것 없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가 불쑥 튀어나온 ‘이회창 변수’로 매우 난감해 하고 있다. ‘이명박 대세론’이 흔들리면서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대선 구도가 ‘이명박 대 이회창’의 대결로 굳어지면서 아예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은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져 나가는 등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회창 출마시 대선 지형
이회창 출마시 대선 지형
정 후보는 2일 인터넷언론 토론회에서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 움직임에 대해 “국민의 비판과 분노를 자아낼 역사의 코미디”라며 “그를 대선판에 끌어들인 분은 이명박 후보”라고 두 사람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한 명은 정치부패의 핵심이고, 한 명은 경제부패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대선 구도를 ‘과거 부패세력 대 미래세력’의 대결로 만들려는 의도인 셈이다.

정 후보 쪽은 이 전 총재의 출마 움직임을 ‘차떼기 세력의 복귀’, ‘사실상의 경선 불복’으로 규정하고, 이 후보에 대해서는 이런 상황을 불러온 ‘원인 제공자’라고 공격하는 등 양쪽에 날을 세우고 있다. 상대편의 분열을 이용해 양쪽에 타격을 가하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비비케이(BBK) 의혹 등으로 이 후보에 대한 총공세를 벌여 ‘이명박 대세론’ 흔들기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정 후보 쪽은 이 후보와 이 전 총재의 대결이 ‘양패구상’(대결하는 양쪽이 다 패하고 상처를 입는다) 형국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당분간은 민생 정책 행보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선거대책위의 한 핵심 인사는 “당장은 관객이 떠나 썰렁할 것이다. 그러나 이 후보와 이 전 총재가 서로 도덕적 결함을 들추며 이념 다툼을 벌이게 되면, 이명박 대세론과 경제대통령론은 실종되고, 11월 중순께부터는 정 후보의 민생 행보가 진정성을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4일 가족행복위원회 출범식을 계기로 ‘눈높이’, ‘생활높이’, ‘생생경제’ 등을 열쇳말로 한 대형 정책공약을 선보이는 등 내실을 다져간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선대위 내부에서는 상당한 위기감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상황이 ‘기대’와 다르게 흘러갈 경우,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주저 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수구보수 정서를 대변하는 이 전 총재와 대립각을 세워 ‘실용적 보수’로서의 이미지를 더 확고히 할 경우, 이 후보에게 가 있는 중도 성향 표를 되찾아 오겠다는 전략이 어려워질 수 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예비후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3등 후보에서 ‘등외 후보’로 밀려나 노출 기회가 적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영춘 의원은 “한나라당 지지층은 이명박 후보로 쏠림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문 후보에게 유리하면 유리했지 불리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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