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행사서 ‘말바꾸기’ 논란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부인 김윤옥씨가 불교 법회에 참석해 법명을 받은 것을 두고 이 후보가 기독교 행사에서 이를 부인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빚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이 후보는 지난 29일 한 교회 세미나에 참석해 “이 후보의 부인이 법회에 참석해 법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후보는 종교 다원주의자가 아니냐”는 한 목사의 질문에 “우리 부인은 저보다 더 앞서가는 기도꾼이다. 그런 점은 걱정 말아 달라”고 말했다고 기독교 매체인 <뉴스앤조이>가 지난 30일 보도했다. 이 후보는 “(아내가) 절에서 하는 법회에 참석했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고, (법명도) 스님이 부인에게 얼굴이 연꽃 같다고 말한 것이 와전돼 그렇게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지난 20일 강원도 영월 법흥사에서 열린 ‘도선사 108 산사순례 기도회’에 참석해 서울 도선사 혜자 주지로부터 ‘연화심’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당시 김씨가 법명을 받은 것을 두고, 이 후보의 ‘기독교 옹호 발언’에 불편해했던 ‘불심’을 달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오갔다.
도선사 법회에 참석했던 불교계의 한 인사는 “본래 법명은 수계의식을 통해 받는 게 맞지만, 이날은 서로 호의적인 분위기에서 스님이 즉석에서 이름을 내린 것”이라며 “그렇더라도 법명은 법명이다. 불리기 싫으면 안 부르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108산사 순례기도회는 매번 3천~5천여 신도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법회로, 올해 초부터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부인도 꾸준히 참석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모아왔다.
이에 대해 교회 세미나 자리에 참석했던 조해진 공보기획팀장은 “불교 행사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부처에게 기도를 하는 자리에 참석한 것이 아니고, ‘연화심’이란 이름도 제대로 절차를 밟아서 붙여진 정식 법명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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