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당위원장 경선서 수천만원 오간 제보 조사중”
한나라당에 또다시 ‘돈 선거’ 파문이 터졌다. 5·31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4월 김덕룡·박성범 의원의 공천헌금 사건이 떠진 뒤 1년6개월여 만이다.
한나라당 윤리위원회(위원장 인명진)는 26일 지난달 실시된 전남도당위원장 경선에서 떨어진 정아무개씨가 3명의 당협위원장(옛 지구당위원장)들에게 각각 수천만원의 돈을 줬다는 제보를 2주 전에 접수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박세환 한나라당 윤리위원이 국회 브리핑에서 공개한 제보 내용을 보면, 지난달 21일 실시된 전남도당위원장 경선 때 이 지역 당협위원장 신아무개, 최아무개, 전아무개씨 등 세명이 정아무개씨에게 경선 출마를 권유하면서 활동비 명목으로 모두 6천만원을 받았다. 신씨 등은 “다른 당협위원장에게 주겠다”면서 1천만원을 더 받았으나, 이마저 ‘배달 사고’가 났다는 게 제보 내용이라고 박 윤리위원은 설명했다.
신씨 등은 경선 당일에도 정씨에게 “오늘 당선이 확실하니 사례금 명목으로 4천만원을 달라”고 요구했으며, 정씨는 신씨 등에게 3천만원을 더 전달한 의혹이 있다고 박 윤리위원은 밝혔다.
하지만 정씨는 경선에서 패했고, 신씨 등에게 돈을 되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신씨 등이 이를 거절하면서 윤리위 조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등은 당 윤리위 조사 초기에는 혐의를 인정했으나, 지난 24일 대면 조사에서는 전면 부인했다고 한다.
인명진 위원장은 “정씨가 (돈 반환을 요구하며 신씨 등에게) 보낸 내용증명이 우체국에 있는 만큼 진상 조사는 간단하지만, 윤리위로서는 수사권이 없다”며 “이번 발표를 계기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윤리위에서도 자체 조사를 계속해서 확인되면 중징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윤리위 조사에 대해, 한나라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특별한 증거가 없지 않느냐’면서 공론화에 부정적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후보는 인 위원장에게 “소신을 갖고 처리해달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고 인 위원장이 전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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