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24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대처법 담은 책자 돌려…강재섭 “이후보 무관, 감이 탁 온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는 24일 연일 논란이 일고 있는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비케이와 관련해) 많은 문제가 나왔지만 저는 그렇게 살아오지도 않았고, 그런 일을 하지도 않았다”며 “그 문제가 정략적으로 이용되는 것 자체가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 때문에 국회가 공전되는 걸 보면 미안한 감이 든다”며 “국회가 ‘이명박 국회’로 흐른다고 하는데 어떡하다 그렇게 됐는지, (현 정부가) 국정수행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그런 가운데서도 마지막 국회에서 국정을 잘 마감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 든든하고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격려를 잊지 않았다. 이 후보의 이날 발언은 비비케이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의 귀국을 앞두고 먼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흔들리지 말 것’을 당부하는 내부 단속용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날 의원들에게 대선 정국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비비케이와 대운하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적은 책자를 돌리기도 했다. 의원들이 내용을 숙지해 국감장에서 잘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나라당은 특히 비비케이 문제에 대해서는 논리를 단순화시켜 △피해자가 수천명인데 이명박 후보를 고소하지 않았다 △김경준은 여권위조 등 사기꾼이다, 따라서 그의 말도 믿을 수 없다 △수천명에게 주가조작으로 피해를 줬다면 어떻게 대통령후보로 나올 생각을 했겠느냐 등으로 압축시켜 나가기로 했다.
당 지도부도 이날 의총장에서 이 후보를 적극 옹호했다. 강재섭 대표는 “(내가 검사시절) 검찰수사를 해 본 육감으로는 (이 후보는 비비케이와 관계없다는 게) 탁 나온다”며 “의원들도 확신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어디 가서 ‘저도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대처하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비비케이나 대운하 등이 워낙 복잡하고 전문적인 사안들이어서 한나라당 의원들도 내용을 잘 몰라 국감장에서 대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이 있었다”며 “그래서 구체적으로 내용을 설명하고, 사안이 나올 때마다 먼저 의원들에게 제대로 설명해 범여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곧바로 맞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당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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