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만난 정동영 /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가 22일 낮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에서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에는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을, 오후에는 정진석 추기경을 각각 방문했다. 김종수 기자 jonsooanco.kr
“곧 넘을 것” “정책 부실땐 힘 부칠 것”
“20% 넘기 힘드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가 제자리 걸음인 지지율 때문에 속을 태우고 있다. 한 자릿수에 머물던 지지율이 ‘경선 효과’를 누리며 10%대로 성큼 진입했지만, 20% 문턱은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 실시된 3개의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의 지지율은 15.3~17.8%를 기록했다.
정 후보가 ‘마의 20%’를 돌파할 뾰족수를 찾지 못하면,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와의 일대일 대결 구도 형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지율 20%는 정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가늠하는 일종의 기준점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20%를 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압도적인 지지율 우위를 바탕으로 범여권 후보단일화 국면을 주도한다는 구상이 불가능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물론 정 후보 쪽은 20% 돌파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차별 없는 성장’이라는 화두를 던져 이명박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고, 이를 통해 정 후보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정 후보 쪽은 손학규 전 지사와 이해찬 전 총리가 선대위원장직을 맡기로 하면서 내부 대오를 갖추게 된 만큼, 앞으로는 외연 확대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강래 대선기획단장은 “다음달 중순까지 자력으로 25%까지 올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후보가 정국을 주도할 정책적 이슈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지지율 상승에 힘이 부칠 것이란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정 후보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다. 20%대를 넘는 것 자체보다는 언제, 어느 정도의 속도가 붙으면서 넘어서느냐가 오히려 더 중요할 수 있다.
정 후보는 ‘차별 없는 성장’, ‘가족 행복 시대’, ‘넓고 많은 기회’, ‘약자·소수자의 통합’, ‘한반도 평화’ 등 큰 틀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지만, 아직까지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구체적인 정책 공약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정책에 대해서도, 정 후보 쪽은 “교육·일자리·주거·노후 등 4대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화두만 던져 놓았다. 제목은 있는데, 내용은 없는 셈이다. 정 후보 쪽의 핵심 관계자는 “경선에 매달리느라 구체적인 정책 개발에 집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빠른 시일 안에 유권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정책 공약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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