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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겨레-참여연대 100인 유권자위원회 워크숍

등록 2007-10-21 20:21수정 2007-10-21 20:26

“대기업의 은행 소유를 허용하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도록 하겠다.”(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쪽) “고용을 늘리는 기업에 법인세를 감면해 주겠다.”(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 쪽) “집권하면 국립대 공동학위제를 실시하겠다.”(문국현 대선 예비후보 쪽) “지역별 국공립대학을 하나로 묶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겠다.”(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 쪽)

12월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각 대통령후보 진영의 정책을 유권자들이 한자리에서 듣고 평가하는 토론회가 20일 열렸다. 각 후보 진영의 정책 책임자들은 이날 <한겨레>와 참여연대가 공동주최한 ‘100인 유권자위원회 정책평가 워크숍’에 참석해, 일자리·교육·통일 등의 분야에서 자신들의 대표 공약을 공개했다.

이명박쪽 “대기업 은행소유 의결권 제한”
정동영쪽 “고용늘리는 기업 법인세 감면”
문국현쪽 “고시제 폐지-개방형으로 대체”
권영길쪽 “국공립대학 통합시스템 구축”

이명박 후보 쪽을 대표해 나온 전재희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최근 이 후보가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완화 문제에 대해 “은행이 산업자본의 사금고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 보유 자기계열사 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할 수 있다”고 보완대책을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또 “산업자본이 은행산업에 진출하는 방법을 다수의 기업과 민간투자가 참여하는 은행투자펀드, 여러 기업이 동등한 지분으로 형성하는 컨소시엄 형성 등으로 제한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의 전향적 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비전’과 관련해, 이명박 후보가 통신개방 문제만 빼고는 평화비전 내용을 모두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지난 7월 △비핵화와 연계하지 않는 남북경협 추진 △남·북·미·중 종전선언 추진 등 전향적 내용을 담은 ‘한반도 평화비전’을 발표했지만, 당내 보수파가 당론 채택을 반대해 논란을 빚었다.

정동영 후보 쪽을 대표한 류근관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를 늘리는 방법으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한시적으로 고용을 늘리는 기업에 한해 법인세를 감면하겠다”고 공약했다. 류 교수는 “청년이든 중장년이든 가업을 상속하는 경우 상속세를 대폭 경감하겠다”고 덧붙였다.


문국현 후보 쪽의 정책을 총괄하는 신봉호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관료에 대한 개혁없이 재벌개혁이 성공할 수 없다”며 “이를 위해 고시 동기생들끼리 동질적 문화를 만들어내는 고시제를 폐지하고 개방형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그동안 문 후보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조건부 찬성’ 뜻을 밝혀온 점에 대해 “공식 입장이 바뀌었다. 일단 현 정부에서는 국회가 비준해서는 안 되며 다음 정부에서도 북한과 미국이 수교하기 전까지는 비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권영길 후보 쪽을 대표해 나온 이용대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은 “서울대를 주축으로 지역별 국공립대학을 하나로 묶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해 대학을 상향 평준화 시키겠다. 한계에 다다른 일부 사학들도 이 국공립 네트워크에 흡수시켜 국공립 50% 대 사학 50%의 비율이 된다면 교육문제의 상당 부분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토론회는 20일 서울 대우센터빌딩에서,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에서 모인 유권자위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0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유권자위원들이 직접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을 심층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각 후보 진영 정책책임자들을 초청해 토론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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