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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경협만으로 북핵 해결되겠나? 개성공단 효과 과포장했다”

등록 2007-10-17 21:19

이명박 후보쪽의 평가
‘북핵 문제와 남북 경협의 관계가 빠져 있다.’ ‘경협 자체가 목적인 것 같다.’ ‘개성공단 효과를 과포장했다.’ 정동영 통합신당 후보의 대북정책 발표에 대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쪽 평가는 크게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이 후보의 대북정책을 자문하는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17일 “정 후보의 정책에는 북핵 문제와 남북 경협 사이에 연결고리가 없다. 경협만으로 북핵 문제가 해결되고 한반도 평화가 이뤄질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북핵 문제에 대해 “6자 회담 틀 안에서 해결할 일”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북핵 폐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협은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이 후보 쪽은 “북한이 먼저 핵을 폐기해야 지원을 한다는 이 후보 정책이야말로 원칙 있는 태도”라고 강조한다.

이 후보 쪽은 또 정 후보의 대북 지원책이 일방적이라고 지적한다. 이 후보 자문교수인 김우상 연세대 교수는 “정 후보는 한반도 평화보다는 남북 경협 자체가 목적인 것 같다.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수지와 관계 없이 기업들에게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는 식으로, ‘퍼주기식’ 접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는 “일방적 지원이 아닌 투자개념의 대북지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 후보 쪽은 “정 후보가 개성공단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한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통일부장관을 지내면서 개성공단을 진척시킨 정 후보가 “개성에서 한국경제의 도약의 계기를 찾고, 개성을 거점으로 환황해경제권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하는 것은 과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이 후보 쪽의 한 통일문제 전문가는 “개성공단은 대부분의 기업이 적자인 데다 정부 지원 없이는 굴러가지 못하며, 생산액도 2억달러 수준”이라며 “개성공단으로 한국경제를 살리겠다는 정 후보의 주장은 너무 나갔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쪽은 “정 후보의 대북정책은 ‘개성공단 확대’, ‘서해평화경제지대 조성’ 등 프로젝트 단위 공약”이라고 낮게 평가하는 반면, “이 후보의 구상은 북한의 핵 폐기와 개방을 유도하고, 북한의 경제·교육·재정·인프라·복지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북한이 핵 폐기 단계에 들어가면 △300만달러 수출 기업 100개 육성 △30만 산업인력 육성 △400억달러 국제협력자금 조성 등의 지원책을 협의할 ‘남북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협의체’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남성욱 교수는 “이 후보의 공약은 남북 관계를 고착시켜온 ‘북핵’이라는 악순환 고리를 끊고 평화공존과 통일의 기반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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