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충혼탑 앞에서 분향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평화시장서 ‘서민경제’ 강조
개성공단서 ‘평화정책’ 각인
개성공단서 ‘평화정책’ 각인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대통령후보는 16일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을 찾았다. 20대 시절 어머니가 만든 바지를 내다 팔던 곳이다. 새벽 5시30분부터 시장을 돈 정 후보는 당시 자신이 옷을 납품했던 송도순(72)씨를 만나 “사장님 덕분에 어머니와 제가 먹고살았다. 서민을 살리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송씨는 “계단에서 수금하기 위해 기다리던 모습이 선하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상인들을 만나며 “서민경제 지킴이가 되겠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17일에는 개성공단을 방문해, 한반도 평화정책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평화시장’과 ‘개성공단’은 정 후보의 ‘대이명박 전략’의 열쇳말이다. 서민경제와 평화를 화두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와 대립 전선을 만들겠다는 게 정 후보의 생각이다. 둘쨋날까지의 공식 일정은 철저히 이런 전략에 맞춰 짜였다.
정 후보는 이 후보의 경제관을 ‘정글 자본주의’로 규정하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후보 수락연설에서 “20%만 잘살고 80%는 버려지는 사회, 돈 있고 땅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약육강식 경제, 이명박식 경제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경제는 특권경제’라고 규정하면서 ‘차별 없는 성장’, ‘낙오자 없는 세계화’ 등을 강조함으로써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차별없는 성장 내세워 ‘정글 자본주의’ 비판
남북협력 적임자 부각 ‘대북 대결주의’ 공격 정 후보 쪽은 남북 문제도 ‘평화와 대결’이라는 구도로 몰고 나가겠다는 태세다. 정 후보는 이 후보와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을 ‘대결주의’로 몰아세우고, 통일부 장관 시절 개성공단을 완공시킨 자신이 남북 평화경제 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 후보 쪽의 민병두 의원은 “지난 두 번의 대선이 민주 대 반민주, 개혁 대 반개혁 전선으로 치러졌다면, 이번에는 경제와 평화 전선이 형성됐다. 과거 퇴행적 대결주의를 상징하는 이 후보와 겨뤄 두 전선에서 모두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먹혀들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이 후보의 경제·통일 정책을 비판하는 건 쉽지만 그에 걸맞은 나름의 대안을 구체적인 공약으로 내놓지 못할 경우, 설득력이 떨어져 공허한 구호로만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으로 상징되는 남북의 평화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의 업적으로 인식되는 측면도 크다.
이 후보 쪽도 손 놓고 있지는 않을 태세다.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정 후보의 ‘20 대 80론’은 20%의 발목을 잡아 모두가 80% 수준으로 살자는 얘기에 불과하다. 정글자본주의 운운하며 80년대 운동권 학생 수준의 경제 인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한나라당은 한편으론 정 후보를 ‘범여권 예비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절하하려는 태도다. 조기에 양자 구도가 형성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 후보의 텔레비전 맞장토론 제안에 “범여권의 단일 후보가 나오면 밤샘토론을 사양할 이유가 없다”며 우회적으로 거부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지은 권태호 기자 jieuny@hani.co.kr
정동영 후보의 이명박 후보 공격포인트 및 대응
남북협력 적임자 부각 ‘대북 대결주의’ 공격 정 후보 쪽은 남북 문제도 ‘평화와 대결’이라는 구도로 몰고 나가겠다는 태세다. 정 후보는 이 후보와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을 ‘대결주의’로 몰아세우고, 통일부 장관 시절 개성공단을 완공시킨 자신이 남북 평화경제 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 후보 쪽의 민병두 의원은 “지난 두 번의 대선이 민주 대 반민주, 개혁 대 반개혁 전선으로 치러졌다면, 이번에는 경제와 평화 전선이 형성됐다. 과거 퇴행적 대결주의를 상징하는 이 후보와 겨뤄 두 전선에서 모두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먹혀들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이 후보의 경제·통일 정책을 비판하는 건 쉽지만 그에 걸맞은 나름의 대안을 구체적인 공약으로 내놓지 못할 경우, 설득력이 떨어져 공허한 구호로만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으로 상징되는 남북의 평화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의 업적으로 인식되는 측면도 크다.
이 후보 쪽도 손 놓고 있지는 않을 태세다.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정 후보의 ‘20 대 80론’은 20%의 발목을 잡아 모두가 80% 수준으로 살자는 얘기에 불과하다. 정글자본주의 운운하며 80년대 운동권 학생 수준의 경제 인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한나라당은 한편으론 정 후보를 ‘범여권 예비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절하하려는 태도다. 조기에 양자 구도가 형성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 후보의 텔레비전 맞장토론 제안에 “범여권의 단일 후보가 나오면 밤샘토론을 사양할 이유가 없다”며 우회적으로 거부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지은 권태호 기자 jieun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