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오충일 당 대표의 손을 잡고 입장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통합신당 의원총회 141명중 70여명만 참석
정후보 “141명 전원에게 전화 걸 예정”
정후보 “141명 전원에게 전화 걸 예정”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시작될 때만 해도, 정동영 후보는 손학규 후보에 뒤져 있었다. 경선 승리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그러다 보니 경쟁 진영으로 넘어간 의원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기도 했다. 손학규 후보를 도운 전병헌 의원이 그런 경우다.
경선이 끝나자 사정이 확 변했다. 그가 대통령후보로서 제대로 길을 가려면 당내 화합이 기본 조건이다. 천신만고 끝에 후보는 됐지만 일부 의원들이 탈당이라도 하는 날이면 ‘재앙’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인식이다. 2002년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이른바 ‘후단협’ 사태로 후보직을 내놓을 뻔했다. 정 후보는 이를 생생하게 지켜 보았다. 그가 경선 이후 첫날 행보의 초점을 ‘화합’ ‘통합’에 두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는 16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141명 가운데 70여명만 참석했고 특히 ‘친노 의원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정 후보는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요즘 건강은 어떠냐” “고맙다”고 인사를 나눴다. 그는 의원들에게 “두 후보를 응원했던 의원님들을 극진히 모시고 하나의 용광로로 당을 만들어 내겠다는 약속을 올린다”고 했다. 선거대책위원회에 손학규, 이해찬 쪽 인사들을 중용하겠다는 의미로 읽혔다.
이날 아침에 이해찬 후보와 통화를 한 사실도 공개했다. 21일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내가 못 이룬 꿈을 이뤄달라’고 하면서 울컥하신 것 같았다. 친구로서 마음이 찡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날 아침부터 행사 이동 중에 틈틈이 당 중진 및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앞으로 소속 의원 141명 전원에게 전화를 걸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경선 이후 당내 화합을 당부하기 위해서다.
그의 간곡한 부탁에 당 중진들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원기 전 의장은 의원총회에서 “지역주의 때문에 정동영 후보에게 후보가 아니라 ‘킹 메이커’를 하라는 권고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전국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 것을 보고 대선에서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새롭게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단순한 덕담은 넘어서는 발언이다.
그는 의원총회 뒤 오충일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모레쯤 손학규 후보를 뵙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국회 기자실을 찾았다. 각 언론사 부스를 일일이 돌며 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피곤해 보였지만, 표정은 밝았다. 김현미 박영선 의원이 그를 수행했다. 아침에는 국립 현충원과 4·19 민주묘지를 차례로 참배했다. 그는 방명록에 “대한민국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시켜 영령들께 보답하겠다”, “‘4월 정신’을 계승해 차별없는 성장, 가족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썼다.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오후에는 국회 기자실을 찾았다. 각 언론사 부스를 일일이 돌며 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피곤해 보였지만, 표정은 밝았다. 김현미 박영선 의원이 그를 수행했다. 아침에는 국립 현충원과 4·19 민주묘지를 차례로 참배했다. 그는 방명록에 “대한민국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시켜 영령들께 보답하겠다”, “‘4월 정신’을 계승해 차별없는 성장, 가족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썼다.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