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후보와 문국현 후보
인터넷신문 합동으로 대담 추진
양쪽 모두 외연확대 필요성 공감
양쪽 모두 외연확대 필요성 공감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와 문국현 대선 예비후보가 이르면 이번 주말께 만날 것으로 보인다. 권 후보가 최근 ‘가치의 연정’을 잇따라 언급하고 문 후보 쪽이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상황이어서, 이들의 만남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양쪽의 말을 종합하면, 두 후보는 인터넷신문들이 합동으로 마련한 자리에서 경제정책을 비롯해 국정 운영 전반을 놓고 대담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달 초 권 후보가 문 후보를 향해 “정체성을 모르겠다. 기회가 되면 만나 확인하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문 후보가 이에 응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대담이 무산되더라도 별도로 회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양쪽 관계자들은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 14일 한 방송사 토론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해 경제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일 계획이었으나, 방송사 사정으로 무산됐다고 권영길 후보 쪽은 전했다.
이들의 만남은 양쪽 모두 ‘외연 확대’의 필요성을 절박하게 느끼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높다. 지지율 정체 상태에 놓인 민주노동당은, 당의 정체성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연대’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박용진 선대위 대변인은 “‘우리만 옳다’는 태도로 ‘5%의 진보’에 안주해선 민주노동당이 추구하는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가 약한 문 후보로선 권 후보와의 만남을 통해 지지층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진보적 후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할 기회가 된다. 또 민주노동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범여권 후보단일화 논의에 유리하게 작용하리란 나름의 계산도 하는 듯하다.
이들이 만나더라도 후보 단일화 협상까지 발전해 나가리라고 보는 사람은 아직 없다. 그러나 대선 이후까지 장기적으로 보면, 내년 총선에서 정책 연대나 연합 공천 등은 충분히 협의해볼 만하지 않으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 후보 쪽 고원 공보팀장은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함께 풀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이라면 권 후보가 얘기하는 ‘가치 연정’은 의미있고, ‘큰 그림’도 그릴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우리는 좌우 균형을 잡는 세력으로서 한쪽을 만나는 것이지, 민주노동당 색깔로 그려진 이미지를 떠안지는 않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연대’ 해석은 경계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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