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시ㆍ도 선대위 전체회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선대위 첫 주재..정책개발 당부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는 15일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선 레이스 65일의 닻을 올렸다.
외부에서 영입된 공동선대위원장단과 부위원장단, 선대위 주요 간부 등 40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평소 당 회의시간 보다 30분 이른 오전 8시부터 시작된 이날 회의는 상견례 겸 정권교체를 위한 결연한 각오와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다.
특히 오후로 예정된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범여권의 향후 시나리오에 대한 예상과 함께 세부 대응전략을 모색하는 등 내부 전열을 가다듬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회의에선 수도권 30, 40대를 집중 공략하는 것을 골자로 한 7대 대선전략이 공개됐고, 이에 대한 심층토론도 진행됐다.
밝은 표정이면서도 진지한 분위기의 이 후보는 선대위 첫 일성으로 `클린 선거'를 강조했다. 그는 "금년 선거는 정말 돈을 법적으로 한계 내에서 쓸 것"이라면서 "돈을 더 쓴다고 해도 정치권을 위한 것이지 국민을 위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외부영입 공동선대위원장들에게 일일이 참신하고 특별한 정책개발을 당부하는 등 `정책 선거'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배은희 미래첨단산업 공동선대위원장에게 "첨단산업이 7% 성장률 달성의 중심 산업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정책을 세워주고 우리 당이 얼마나 변하고 있는지를 전파해 달라"고 당부했고, 김성이 사회복지 공동선대위원장에겐 "사회복지가 현 정부의 독점물로 알고 있는데 사실 빈곤층이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우리가 더 관심이 많다. 우리 당의 뜻을 잘 전달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박범훈 문화예술정책위원장에게 "21세기 문화국가를 만드는데 힘써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대해 배은희 선대위원장은 "이 후보의 생각이 현장에 잘 전달이 안 되는 측면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국민을 생각하는 후보의 진심이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김성이 선대위원장은 "사회복지 부분에 중책을 맡겨준 것 자체가 한나라당이 정말 많이 변했다는 긍정적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박범훈 위원장은 "국민이 보기에 이 후보는 `경제 대통령' 이미지가 강한데 거기에 덧붙여 국민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문화정책을 제시해 (이 후보가) 이런 분야에도 신경을 쓸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날 회의에 국민통합특위 수장을 맡은 이윤구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이 후보의 특별 지시에 따라 불참했다. 이 후보는 "국민통합특위 위원장은 (기구 성격에 맞게) 당과 거리를 두는 게 좋겠다고 해 독자적으로 활동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유종하 외교안보 선대위원장은 개인 일정, 박찬모 교육과학기술 선대위원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회의에 각각 참석하지 않았다. 그 밖에 김덕룡 한민족네트워크위원장과 김무성 부위원장, 권오을 유세지원단장도 개인 사정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강재섭 대표는 회의에서 대선 필승을 위한 6가지 사항을 당부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당직자들은 조직이나 활동, 인사 등 모든 점에서 당의 화합과 결속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면서 "조그마한 생선을 구울 때 함부로 막 뒤집으면 생선이 부서진다. 그와 같은 심정으로 큰 선에서는 과감하게 일하되 안으로는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모두가 사명감을 갖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 ▲불법 대선자금의 악순환 근절 ▲`우리의 적은 우리'라는 판단과 안이한 사고 지양 ▲공작정치 분쇄 ▲이슈 파이팅 등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회의 말미에 "외부에서 들어온 분들에 대해선 관련 조직에서 협조를 잘 해줘야 한다. 나도 아직 당 사정에 대해선 구석구석 잘 모르는 게 많은데 새롭게 영입된 선대위원장들은 더 낯설 것"이라며 외부영입 인사들에 대한 당 차원의 배려와 지원을 당부했다.
이날 회의장 좌석은 앞 부분 중앙에 자리잡은 후보를 중심으로 역브이(V)자 형태의 세미나실 처럼 배치됐으나 이 후보는 "이것도 옛날 방식"이라며 원탁 형태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 후보는 선대위 회의 직후 16개 시.도당 선대위 전체회의를 갖고 합법선거 및 클린선거 의지와 함께 `전투모드' 발진을 주문했다. 지방선대위 인선과 관련해 잡음이 일고 있는 곳에 대해선 경고 메시지도 보냈다.
그는 "우리가 긴장하고 전투모드로 가야 하는데 상대 후보가 없어서인지 발동이 잘 안 걸린다"면서 "우리가 어차피 될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런 생각은 12월19일이 끝나는 순간까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행여나 그런 일이 없겠지만 경선과정에서 갈라진 것들이 선거대책을 세우는데 어떤 지장을 줘서는 안된다"면서 "불평과 불만을 갖고 조직에 협조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선 시도당 선대위 자체에서 책임을 지고 화합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특히 "몇몇 곳 외는 잡음없이 잘 한다고 듣고 있다. 문제 있는 지역도 짧은 시간에 잘해 달라"면서 "목표를 대선승리에 두고 있다면 현장에서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올 수 없다. 문제가 있다면 일이 아니라 개인의 야망과 욕망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밖에 없으며, 자기 계산에 안맞아 적극 안돕는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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