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경선을 이틀 앞둔 12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 이외에 진전된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이날 선거인단 등록 때 노무현 대통령 등 522명의 명의를 도용해 피시방에서 등록한 혐의(사전자기록위작 등)로 서울 종로구의원 정인훈(45)씨와 종로구 당원협의회 총무(33)씨를 구속하고, 대학생 박아무개(19)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대학생들이 서울 여의도 정동영 후보 캠프 선거사무실에서 대리서명 등의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아르바이트를 시킨 김아무개(37)씨를 불러 조사하려 했으나 김씨는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참고인 신분이어서 체포영장을 신청하기는 어렵고 계속 출석를 종용하고 있지만 유세 일정 등으로 바쁘다며 나오지 않고 있다”며 “대학생들이 대리서명을 했다고 진술한 부분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가운데 한명은 “지난 8월23일 정 후보 캠프 선거 사무실에 들어갔다가 나온 정인훈씨의 손에 노란 봉투가 들려 있었고, 이 봉투에서 명단을 꺼내 피시방에서 줬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은 “대학생과 정씨가 대질신문을 원하지 않아 대질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10일 정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인 ‘평화와 경제 포럼’ 인터넷 서버와 신용인증 대행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선거인단 등록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도 선거인단으로 등록됐기 때문에, 접속기록을 분석해 누가 실명인증을 했는지 확인해야 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상철 임석규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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