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10일 오후 경기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선대위 발대식에서 강재섭 대표와 함께 희망나무에 ‘정권교체’ 리본을 단 뒤 들어보이고 있다. 안산/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안산서 선대위 출범식…“경제대통령 되겠다” 현장정치 강조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10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격식과 관례를 중시하는 기존 정당의 출범식과 달리 ‘실용’이 유달리 강조됐다.
이 후보는 선거일을 70일 앞둔 이날 경기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에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와 중앙·지방 선대위 간부급 인사 등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 국민성공 캠프’로 이름 붙인 선대위 출범식을 열었다. 이 후보는 연설에서 “민주화와 산업화에 기적같이 성공한 나라가 침체와 혼란에 빠져 있다”며 “무능·무책임·무치라는 ‘3무 정권’을 이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일인) 오는 12월19일 실천하는 경제 대통령이 태어나고 실용정부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잃어버린 10년을 뛰어넘어 미래로 가는 길을 열려면 더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가난한 시골아이가 최고경영자가 되는 성취의 나라,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기회의 나라, 땀 흘려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국민 성공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실용, 현장 정치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실용을 중시하고 실천에 앞장서고, 이념의 벽을 넘어 합리와 효율을 구하는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 “실용의 출발점은 현장이고 문제와 해법이 있는 곳도 현장”이라며 “국익도 민생도 현장에서 추구하고 실천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어 “온갖 근거 없는 비방과 못된 정치공작이 쏟아질 것이지만 한 마음으로 단결하면 어떤 음모나 공작도 우릴 흔들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깨끗하고 자발적이며 정책이 중심이 된 선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출범식 장소를 서울이 아닌 중소 공단이 많은 안산으로 택해 기업과 경제를 살리겠다는 상징성을 드러내는 한편, 탈여의도 정치를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선대위 형식에서도 이 후보는 파격을 선보였다. 강 대표의 소개를 받고 단상에 오른 이 후보는 무대 앞쪽에 선 채 무선 마이크를 잡고 공동 선대위원장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간간이 “모셔오는 데 힘들었다” “정치 안으로 오지 않겠다고 해서 가운데 말고 근처에 있으라고 했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객석에서 “후보가 토크쇼 진행자 같다”는 말이 나왔다. 이 후보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모두 노타이 차림의 캐주얼 정장이나 점퍼를 입고 나와 실천과 실용을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과거 체육관에서 연설과 구호 제창, 후보의 당기 흔들기로 이어졌던 권위주의식 출범식보다 훨씬 유연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당직자는 “말과 구호만 난무한 채 우리만의 웅변대회를 여는 듯했던 과거 출범식에 비해 신선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국민 성공시대’, ‘실천하는 경제 대통령’, ‘실용정부’라는 대선 구호도 발표했다.안산/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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