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이해찬 대선 예비후보와 정동영 후보가 조직동원선거 의혹을 둘러싸고 정면출동 양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2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12층에서 손학규 후보와 이해찬 예비후보가 회동을 마친뒤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손·이쪽, 8개지역·모바일 투표 동시실시 요구
정동영쪽 “원칙 깨…패배 두려워 핑게” 반격
정동영쪽 “원칙 깨…패배 두려워 핑게” 반격
대통합민주신당 경선파행 사태가 `원샷경선론'을 둘러싼 주자들의 정면 대치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손학규 이해찬 후보는 정동영 후보의 불법.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이유로 주말과 휴일 예정된 경선일정을 연기하고 14일 나머지 경선을 한꺼번에 실시하고 제안했으나 정 후보는 "경선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양측의 대립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당 지도부가 손.이 후보측의 요구대로 경선 일정을 연기하는 쪽으로 중재안을 마련 중이어서 사태전개의 향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손.이 후보는 3일 오전 각각 선거대책회의를 갖고 6일과 7일로 예정된 대전.충남.전북 경선과 경기.인천 경선을 연기하고, 해당기간에 불법.부정선거 행위를 철저히 조사해 엄중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도록 당 지도부에 촉구하기로 결정했다고 양측 관계자들이 전했다.
두 후보는 특히 당 지도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6일과 7일 경선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시사하며 `배수진'을 치고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 후보측 양승조 대변인은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전원회의를 마친 뒤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6일과 7일 경선이 예정대로 강행된다면 당 지도부는 지금까지 정동영 후보의 불법.부정선거를 모두 용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런 당 지도부의 결정을 수용하거나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 후보측은 또 ▲앞으로 남은 선거인단 명부에 대한 전수(全數)조사 ▲불법 콜센터 운영으로 모집한 선거인단 무효처리 ▲한나라당, 민주당 당원의 선거인단 등록배제로 역선택 방지 ▲대통령 명의 도용 등 기존 불법행위의 철저 수사와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손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10월 6, 7일의 경선일정을 연기하고 불법.부정선거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도록 당 지도부에 촉구하기로 했다"며 "이런 일들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경선의 진행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고 경선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두 후보가 이처럼 경선연기론에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것은 순회경선을 통한 정 후보의 대세몰이를 차단하는 동시에 불법.부정선거 논란을 계속 끌고 가면서 정 후보에게 일정한 정치적 타격을 입히려는 공통의 전략적 이해가 맞물려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측은 "경선의 기본원칙을 깨는 것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노웅래 대변인은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경선은 경선 규칙과 일정에 따라 원칙대로 치러져야 한다"며 "경선진행 도중에 불리해지니까 경선일정과 규칙을 바꾸지 않으면 경선을 못하겠다고 하는 건 사실상 공갈.협박"이라고 반박했다.
노 대변인은 "만약에 `원샷 경선'에 동의해주지 않으면 6일과 7일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공갈.협박하는 것은 불공정 경선을 하자는 것"이라며 "손 후보와 이 후보가 주말 경선에서 패배할 것이 두려워서 경선을 안하려는 핑계를 대는 것인지 분명히 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불리한 후보가 생떼를 써서 이긴다면 다른 후보가 경선결과에 승복하겠느냐"며 "불리하다고 경선 일정과 규칙을 바꿔달라는 주장은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신당은 이날 오전부터 오충일 대표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국민경선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손.이 후보측이 제시한 `원샷 경선론'에 대한 수용 여부를 논의 중이나 경선을 연기해 14일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경선위는 충북 보은군의 공무원 10명의 선거인단 등록사건에 대한 현지 조사결과 8명의 공무원이 대리접수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중 7명이 정동영 후보측이,나머지 한명은 한명숙 후보측이 대리접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손학규 후보측도 정 후보가 대리접수한 공무원 한명을 중복 접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
조직·동원선거 논란으로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논란의 중심인 정동영 경선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전주행 열차에 올라 굳은 표정으로 창밖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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