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경선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정 후보는 “부산·경남지역에서의 부정경선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심야긴급회동 당에 ‘명의도용’진상규명 요구
정동영 “지지자 과욕이 빚은 일…죄송” 진화
정동영 “지지자 과욕이 빚은 일…죄송” 진화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손학규·이해찬 두 경선 후보가 1일 심야 긴급 회동을 하고, 당 지도부에 정동영 후보 쪽의 조직 동원 선거에 대한 책임있는 조처가 이뤄질 때까지 경선 일정을 잠정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불법 선거 공방으로 얼룩진 통합신당 경선이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두 후보는 이날 자정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긴급 회동에서, 당 지도부에 △노무현 대통령 명의 도용 사건 및 부산 지역 차량 동원 사건 등 총체적 선거 부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 있는 조처 △조처가 이뤄질 때까지 경선 일정 잠정 중단 △마지막까지 경쟁력 있는 후보 선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 등을 요구한다는 데 합의했다.
당 지도부는 2일 오전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 캠프의 윤호중 의원은 “(두 후보는)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지켜본 뒤 이날 예정돼 있는 전주 지역 합동연설회 참석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유인태·배기선 의원 등 당 중진들도 이날 저녁 긴급 회동을 갖고, 경선이 이대로 진행돼서는 곤란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지도부에 특단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1일 서울 종로구의원 정인훈(45·여·비례대표)씨가 아들 박아무개(19)씨 등 대학생 세 사람한테 노 대통령 등의 인적사항을 도용해 선거인단에 등록하도록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정씨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는 정 후보 캠프에서 ‘여성선거대책위 서울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정 후보 캠프의 조직적 개입 여부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또 부산 금정구에선, 정 후보 지지자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선거인단 명부와 차량 동원 의혹을 뒷받침하는 메모 등이 발견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정 후보는 대전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씨가) 의욕에 넘쳐 열린우리당 당원 명부를 이용해 선거인단에 등록한 것으로 안다”며 “경위야 어찌 됐든 노무현 대통령에게 미안하고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해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이해찬 두 경선 후보가 1일 자정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