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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지도부 ‘손 달래기’ 분주, 정쪽 “손-이 손잡나” 역공

등록 2007-09-20 22:11수정 2007-09-21 01:15

당, 진상규명 약속…중진, 손캠프 햡류 모색
손쪽 “밀약설 밝혀라”-정동영ㅉ고 “지역감정”
손학규 경선후보의 잠행 이후 대통합민주신당 내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와 중진들은 경선을 지켜내기 위해 ‘손학규 달래기’에 들어갔지만, 손학규 캠프와 정동영 캠프는 서로 ‘당권 밀약설’과 ‘손학규-이해찬 연대설’을 제기하며 공방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당 지도부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회의를 열었다. 오충일 대표가 손 후보를 최대한 빨리 만나 경선 복귀를 요청하기로 했다. 손 후보 쪽 요구사항도 상당수 받아들였다. 경선 과정의 조직동원 등 각종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는 한편, 모바일 투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뼈대다.

김원기·문희상·김근태·유인태 의원과 정대철 전 의원 등 당 중진들도 이날 오전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모였다. 정세균·김진표·원혜영·이미경·임종석·오영식 의원 등도 마포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모임에 참여한 한 의원은 “유인태 의원에게 손학규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다른 의원은 “손 후보가 조속히 복귀하면 문희상·김진표 의원과 정대철 전 의원 등이 캠프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중진들은 “경선에 복귀하면 성심성의껏 도와주겠다”는 뜻을 손 후보 쪽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중진 모두가 ‘손학규 지지파’로 비치는 것은 부담스러워하는 표정이다. 한 중진 의원은 “내가 꼭 십자가를 짊어져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곤혹스러워했다. 한 재선 의원은 “손 후보가 자신에게 유리한 경선환경을 마련해 달라고 몽니를 부리고, 당 중진들은 이에 손들어 주는 형국으로 비치면 모두가 망하는 길”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우려 탓인지 손 후보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명분 쌓기에 나섰다. 김부겸·신학용·조정식·이은영 의원 등은 “국민경선은 탈법선거, 금권·동원선거로 얼룩졌다”며 “구태정치의 실상을 밝힐 ‘구태정치 진상조사위원회’를 설치하라”고 정동영 캠프를 정면으로 겨눴다. 의원들은 “최근 언론에 보도된 ‘당권 밀약설’의 진상도 밝히라”는 요구사항도 내걸었다. 정 후보를 구태 정치인으로 몰아붙여 타격을 입히면서 손 후보의 장외행보 복귀의 명분을 마련하려는 전략인 것 같다.

정 후보 쪽은 지역문제와 중립성 훼손을 거론하며 정면으로 반발했다. 김현미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손 후보가 토론회를 거부한 배경에는 이해찬 후보와 연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이 캠프의) 이광재 의원이 (언론을 통해) 두 후보의 연대를 공식적으로 말씀했는데, 그 배경에는 지역주의에 기반한 호남후보 배제론이 작동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유시민·이광재 의원이 얘기를 꺼낸 ‘손학규-이인제 연대론’이 호남 출신인 정 후보를 고립시키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또한 “손 후보 쪽이 제기하는 당권거래설은 악의적인 마타도어”라며 “당권거래설에 대한 진상조사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질 경우 최초 발설자는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와 중진들이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해찬 캠프의 양승조 대변인은 “이른바 ‘이해찬-손학규 연대설’은 망국적 지역감정을 선동하는 구태정치의 전형”이라며 “호남배제론을 통해 지역감정을 선동하는 행위”라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광재 의원이 이 후보나 캠프의 뜻과 무관하게 개인적 주장을 폈다는 것이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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