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 대표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이명박 대선후보의 거듭되는 ‘여성 비하’ 발언을 규탄하며 입술 모형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여성단체들 한나라 당사앞 회견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등 36개 여성단체 회원들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선후보에게 ‘마사지걸’ 발언과 관련한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 후보가 “45년 전 선배 이야기를 전한 것”이라고 전날 해명한 데 대해 “본인의 경험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마사지걸 고르는 방법을 ‘인생의 지혜’라고 소개하는 것 자체가 여성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지난 19일 “내가 아니라 선배의 이야기”라며 논란을 피해갔다.
여성단체들은 이날 회견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한테도 “여성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서 인권 감수성이 남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나 의원은 이 후보의 문제 발언 현장에 동석했다. 여성단체들은 그가 이끄는 한나라당 대변인실이 최근 여성단체에 보낸 해명 성격의 답변서가 “구차한 변명과 아리송한 해석이 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성단체들은 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후보가 이렇듯 여성인권을 무시하는 발언을 해오고 있는데도 언론이 보도하지 않고 있다”며 다수 언론을 비판했다. 여성단체들은 앞으로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이명박 후보의 발언을 밀착 감시하고 유권자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