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운하 저지 국민행동’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내세운 경부운하 공약의 즉각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이 후보쪽, 자문교수단 발족 등 ‘다듬기’ 분주
“나라 말아먹을 것…철회해야” 비판 쏟아져
“나라 말아먹을 것…철회해야” 비판 쏟아져
한나라당이 이명박 대선후보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당 차원의 공약으로 채택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회의원 9명 등 모두 11명으로 꾸려진 ‘한반도 대운하 태스크포스’는 다음달 1일, 2일, 4일, 5일 등 네차례에 걸쳐 운하 토론회를 열 계획이라고 태스크포스 팀장인 박승환 의원이 18일 전했다.
박 의원은 “운하의 경제효과와 환경, 수자원 관리, 문화·관광 등의 주제로 전문가들과 당 소속 의원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열어서 당내에 운하에 대한 이해를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쪽은 또 이날 전국의 환경 전공 교수 107명이 참여한 ‘운하정책 환경자문교수단’을 발족시켰다. 이 후보의 운하 구상을 도와온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가 단장을 맡아, 수질 개선과 습지 보전 등 친환경적 운하건설 방안을 조언하는 기구다.
대선 공약 확정작업을 하는 일류국가비전위원회의 김형오 위원장은 “추석 이후 토론을 거쳐 10월 중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당 공약으로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반도 대운하’ 구상이 당의 대선 공약으로 채택되는 일이 순조롭진 않아 보인다. 대선 후보 경선기간에 운하에 명확한 반대뜻을 밝혔던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을 비롯한 의원들 상당수가 여전히 운하 구상에 비판적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쪽 유승민 의원은 경선 때 “이명박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운하는 반대”라고까지 말했다. 경선 후보였던 홍준표·원희룡 의원도 반대했다.
박 전 대표 쪽의 한 의원은 “운하는 철회돼야 할 공약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이제 공개적인 반대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쪽 의원들은 “박 전 대표도 앞장서서 반대하긴 어렵겠지만, 운하에 대한 부정적 의견은 확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쪽과 당 지도부는 일단 운하 구상에 굳은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형오 일류국가비전위원장은 “운하는 국민들에게 어떻게 홍보하고 어떤 부분을 수정하느냐의 문제이지, 대폭 바꾸거나 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의 한 재선 의원은 “이 후보 쪽이 당내 운하 반대론을 설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 공약으로 확정하지 말고, ‘국민 동의를 얻어서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유보적 태도로 가는 게 옳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한나라당 경선 기간에 나왔던 운하 반대론
그러나 서울의 한 재선 의원은 “이 후보 쪽이 당내 운하 반대론을 설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 공약으로 확정하지 말고, ‘국민 동의를 얻어서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유보적 태도로 가는 게 옳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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