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13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가력 배수갑문 유지관리사무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당직자들과 새만금 방조제 시설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부안/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김지사 “특별법 또 무산땐 도민 분노” 발언에 “말 조심하라”
한나라당의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 강재섭 대표 등 지도부가 17일 전북 부안 새만금 간척사업 현장을 찾아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한나라당이 최고위원회의를 민생 현장에서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만금 현장 내 가력 배수갑문 유지사무소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 후보는 “새만금을 농지 위주로 활용하려는 정부의 새만금 개발 계획은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 투자도 들어올 수 있도록 이 사업을 국제화해야 하고, 개발 계획도 현재의 정부 구상보다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후 진행된 호남 지역 언론사들과의 초청 대담에서 “새만금의 완성 기간이 길면 세계적인 관심을 끌 수 없는 만큼 대규모의 외국 자본 유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새만금에 중동의 오일달러를 끌어오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만금개발특별법과 관련해 대통합민주신당 소속 김완주 전북도지사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회의에 참석한 김 지사가 “지난 7월 법사위에서 한나라당 반대로 새만금개발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았다. 이번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되면 전북도민의 거대한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하자, 이 후보는 “도민이 분노한다는 말이 거슬린다. 김 지사는 올해 안에는 발언할 때 조심하라”고 맞받았다.
이날 행사는 이 후보의 ‘호남 끌어안기’ 구상과 직접적으로 닿아있다. 이 후보는 새만금개발 외에도 호남운하 건설 구상·제이프로젝트(서남해안 관광위락형 도시개발사업)·에스프로젝트(서남해안개발사업구상) 계승·발전 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이 후보는 올 들어 호남에서 20∼25% 정도의 지지율을 꾸준히 기록했으며, 지난 경선에서도 텃밭인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오직 호남에서만 박 후보를 눌렀다. 호남의 이 후보 지지율은 경선 직전 전국평균 지지율에 근접한 38.2%까지 치솟았으나, 경선이 끝난 뒤 오히려 22.8%(9월1일)로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호남의 이 후보 지지층 결집도가 그만큼 허약함을 보여주는 지표다. 부안/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이명박 후보 호남지역 지지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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