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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후보, 재개발 규제 완화 시사…현 정책에 역행

등록 2007-09-12 20:11수정 2007-09-12 22:25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첫 지방 나들이에 나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12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목원대 도서관에 마련된 취업박람회장을 들어서는 순간, 일부 학생들이 “이 후보는 청년실업을 논하기 전에 비정규직 문제에 먼저 답변하라”고 새긴 피켓 시위를 벌이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대전/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첫 지방 나들이에 나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12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목원대 도서관에 마련된 취업박람회장을 들어서는 순간, 일부 학생들이 “이 후보는 청년실업을 논하기 전에 비정규직 문제에 먼저 답변하라”고 새긴 피켓 시위를 벌이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대전/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강남 재건축 억제 풀어 공급확대 초점
군축 등 국방정책선 전향적 태도 보여
12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와 군축 및 모병제 문제에서 자신의 정책구상을 내비쳤다. 특히 모병제 검토 의사를 밝힌 부분은 눈에 띄는 대목으로 앞으로 어떻게 정책으로 공약화할지 주목된다.

부동산 정책=이 후보는 ‘강남 재건축 규제 완화가 필요하냐’는 물음에 “어느 지역이든 도시를 재개발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면 공급확대를 통해 융통성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급확대 대상 지역에 대해서도 “수요자들은 양질의 주택을 공급받고 싶어하는 만큼, 신도시보다 기존 도시에서 공급을 확대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강남 지역에 대한 재건축 규제 완화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집값 안정을 목적으로, 강남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을 억제해 온 현정부 정책과는 반대 방향이다. 이 후보는 “시장 재직시 뉴타운을 해 처음에는 가격이 올랐지만 계속 공급을 늘리니까 상당히 안정됐다”고 말해 ‘공급 확대를 통한 가격안정’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또 1가구 1주택 장기 보유자에 대한 중과세 반대뜻도 거듭 밝혔다. 그는 “투기목적 주택에 대한 중과세는 반대하지 않지만, 주거 목적 주택에 중과세하는 건 오히려 불평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보유세 효과는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 나타나는 만큼 1~2년 지켜보며 부작용을 점검한 뒤 정해야 한다”고 말해, 집권하더라도 당장 부동산 세금을 내리진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중산층 유권자들의 거부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국방정책=이 후보는 부동산 정책에서 강한 시장주의를 편 반면, 통일·국방정책에선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모병제에 대해 “젊은층 표를 얻기 위해 언급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모병제에 대해 “일시에 전체적으로 도입하자는 게 아니라, 우선 전문·첨단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즉 전자·통신 등 군이 필요로 하는 특정 분야 지원자들을 뽑아 직장에 준하는 임금을 주는 대신, 의무복무 기간(2년)보다 더 오랫동안 군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후보에게 통일·외교 정책을 자문하는 남성욱 고려대 교수(북한학과)는 “징병제 포기가 아니라, 군 효율성 측면에서 봐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평화체제 정착 이후 실시될 (진정한 의미의) 모병제에 대한 준비를 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군축 문제에서도, 현정부 방침인 2020년까지 병력을 50만명 수준으로 줄이는 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밖에 북한체제 인정에 대해서도 “실체를 인정해야 현상을 풀어갈 수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실체를 인정하고 대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자신의 ‘친북 좌파’ 발언에 대해선 “우리 사회에서 그렇게 보는 사람도 있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한 뒤, “이제 이념을 뛰어 넘어 실용주의 사고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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