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서울·경기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경선후보들이 11일 오후 서울 상암동 DMS 제3스튜디오에서 토론에 앞서 손을 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정동영, 손학규, 한명숙, 이해찬, 유시민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대통합신당 “마지막 회생책”
“마지막 회생책이다.”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모바일 투표 전면 도입 방침을 두고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당의 간부가 한 말이다. 그는 “디지털 시대의 직접민주주의 확장과 같은 거창한 의미 부여도 가능하지만, 솔직히 신당 경선을 성공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대주라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신당 경선은 한나라당 경선에 비해 주목도가 뚝 떨어진다. ‘당신들만의 경선’이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흥행 성적이 저조하다. 대안으로 제기된 게 모바일 투표다. 경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정치적 무관심층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궁여지책인 셈이다. 통합신당은 인터넷으로 신청하고 휴대전화로 한 표를 행사하는 간단한 방식인 만큼, 폭발적인 참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모바일 투표를 처음 제안한 통합신당의 정창교 원내기획실장은 “2002년 국민경선을 뛰어넘는 참여와 감동의 요소가 바로 모바일 투표”라고 강조한다. 통합신당 합류 이전인 지난 7월 ‘미래창조연대’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남녀 1000명 가운데 20대는 64.5%, 30대는 66.8%가 모바일 투표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모바일 투표에 대한 전체 선호도도 53.2%나 됐다.
대통합민주신당 모바일 선거인단
게임 사이트 같은 곳에서 이름과 주민번호를 대량으로 긁어와 선거인단으로 신청하는 ‘박스떼기’도 방지할 수는 있다. 이동통신 회사의 협조를 얻어 선거인단을 접수할 때 이름과 주민번호, 휴대전화 번호가 일치해야만 등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같은 원리로 ‘대포폰’도 불가능하다. 법인 이름으로 등록된 휴대전화나 명의자와 사용자가 다른 경우는 신청대상에서 제외하게 된다. 한 업체 대표는 “일부에서 집단투표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투표일을 분산시키게 되면 자신이 언제 투표하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며칠씩 합숙을 해야만 가능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우려가 말끔히 가신 것은 아니다. 모바일 투표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비밀·직접 투표 원칙을 훼손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목희 전 위원장은 “경선불복과 같은 불상사를 막으려면, 모바일 투표를 시작하기 전에 후보 5명이 모여서 ‘나중에 어떤 문제 제기도 하지 않는다’는 정도의 서면 합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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