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 지지율 추이
경선 뒤 줄곧 독주체제…검증·범여권 단일화 등 변수
“뚜렷한 대국민 비전 없으면 10월에 위기” 주장도
“뚜렷한 대국민 비전 없으면 10월에 위기” 주장도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지지율 고공 행진이 연말 대선까지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까.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후보는 일단 50%대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보여, 흔들림없이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선 직후 일부 조사에서 60%를 넘었던 초강세는 약간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독주 체제다.
9~10일 각 언론사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국민일보> 조사에선 49.7%, <문화방송> 51.6%, <조선일보> 54.5%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경선 직후와 비교하면, <국민일보> 조사에선 7.3%포인트(8월20일 57.0%), <조선일보> 조사(8월25일 60.7%)에선 6.2%포인트 정도 하락한 것이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이를 지지율 하락보다는, ‘후보 당선 프리미엄’이 빠져 안정을 찾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앞으로 이 후보의 지지율 50%대 유지에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검증’이 될 것이다. 이 후보는 경선 때도 도곡동 땅 차명의혹,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설 등으로 한 달만에 40%대 지지율이 30%대 초반으로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경험이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이미 검증 내성이 생긴 데다, 이 후보가 ‘도덕성’보다는 ‘능력’으로 어필하고 있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발표 등 사실 확인이 아닌, 의혹 제기 수준의 ‘검증’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검증 이외에 이 후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또다른 변수는 범여권 후보단일화다. 10월15일까지 계속되는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경선 과정에서 ‘제2의 노무현 바람’이 일지, 또 이후 통합신당, 민주당, 그리고 문국현 후보 등 범여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제2의 노무현-정몽준 폭풍’이 일지가 관심이다.
이 후보가 당내 경쟁자였던 박근혜 전 대표를 온전히 끌어안는다면, 지지율 50% 유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경선 전에 이 후보와 박 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면 65~70%에 이르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후보는 현재 박 후보 지지자들의 표 가운데 절반 정도만 흡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후보 쪽의 조해진 공보특보는 50% 유지 방안에 대해 “한나라당 지지계층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외연확대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집토끼’에 우선점을 둔다는 이야기다.
정치컨설턴트인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이명박 10월 위기설’을 주장한다. 박성민 대표는 “후보가 된 지 3주 동안 뚜렷한 대국민 메시지나 비전을 못 보였다.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운하를 왜 해야 하는지 설득 못하면 위기가 온다. 이 후보가 지난 3주처럼 계속 하면 10월에 큰 위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월15일 통합신당 후보가 결정될 때까지, (신당 후보와) 이 후보간 격차가 20%포인트 언저리로 줄어들면, 이후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에 동력이 생긴다. 10월 정기국회의 네거티브 공세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권태호 황준범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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