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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충북 연설회, 정동영 ‘매끄럽게’ 손학규 ‘화 난듯’

등록 2007-09-10 19:53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경선후보(오른쪽)와 정동영 후보가 1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유시민 후보가 연설하는 동안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 채 연설을 듣고 있다. 청주/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경선후보(오른쪽)와 정동영 후보가 1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유시민 후보가 연설하는 동안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 채 연설을 듣고 있다. 청주/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통합신당 경선 충북연설회 표정
유시민, 평소달리 맥빠진 듯
한명숙, 고함치며 단호하게
이해찬, 조목조목 설명조로

정치인들은 청중이 많으면 피가 끓는다. 저절로 목소리가 올라간다. 반대로 사람이 별로 없으면 목소리에 맥이 풀린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초반 연설회가 바로 그렇다.

10일 오후 청주 실내체육관에서 충북지역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평일이라 그런지 청중은 1천명을 조금 넘겼다. 후보별로 고르게 지지자들이 모였다. 사회를 맡은 노영민 의원은 악을 썼지만, 열기는 뜨겁지 않았다. 후보 1인당 15분씩 연설을 했다. 후보들의 대중연설 실력과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연설 순서대로 유심히 살펴보았다.

정동영 후보는 본래 대중연설이 뛰어나다. 너무 매끄러운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이날도 그랬다. 발음이 정확했다. 액센트가 있었다. 강조하고 싶은 대목에서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청중들은 박수를 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젊은 시절 고생하던 얘기를 할 때는 잔잔한 톤으로 변했다. ‘손칼’을 중간에 적절하게 사용했다.

유시민 후보는 본래 열정적으로 연설을 한다. 손을 크게 사용하기 때문에 머리까지 흔들린다. 이날은 좀 맥이 빠진 표정이었다. “좋은 얘기하면 박수도 좀 쳐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다른 후보를 공격할 때는 매서웠다. “한나라당에서 3등하던 후보가 본선에 이기겠냐”고 외치자, 손학규 후보 지지자들은 야유를 보냈다.

손학규 후보 연설의 특징은 조화다. 대체로 미소를 띤 얼굴로 잔잔하게 시작하지만, 연설 도중 강조할 대목에 이르러서는 거의 고함을 지른다. 그래도 별로 어색하지가 않다. 이날은 특히 경선 규칙 때문에 화가 많이 난 것처럼 보였다. “경선 규칙을 보고 실망했다. 여론조사를 아예 빼고 하자”고 할 때는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한명숙 후보는 평소 온화한 인상이 강점이지만, 연설을 할 때는 그렇지도 않다. 발음이 정확하고 목소리가 또렷하다. 고함도 치고, 단호한 표정도 짓는다. 말투가 워낙 진지해서 듣는 사람에게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명박 후보를 공격하면서 “천박하고 경박하다”고 외쳤는데, 얼굴에 실제로 경멸감이 떠올랐다.


이해찬 후보는 토론에 강한 사람이다. 대중연설에는 한계가 있다. 선동적이지 못하다. 이날도 목소리를 높이기보다는 ‘컨텐츠’를 조목조목 설명하려 애썼다. 열거식이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조직선거, 금품선거를 하면 우리도 망하고 나라가 망한다”고 말하면서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청주/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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