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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통합신당, ‘여론조사 다툼’ 반나절 만에 꿰맸지만…

등록 2007-09-10 19:50수정 2007-09-10 22:36

손학규 “차라리 여론조사 없애자” 역제의
정동영 “당 구하기 위해 결정 수용” 돌아서
10%반영 원안대로…내부 다툼 ‘흠집’ 남겨
대통합 민주신당(통합신당)의 손학규 후보와 정동영 후보가 ‘여론조사 10% 반영’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10일 오전 태도를 바꿨다. 9일 밤 늦게까지 당을 흔들던 이들이 반나절 만에 서로 ‘양보한다’고 돌아선 것이다.

손학규 후보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사를 제안했던 것은 왜곡된 국민경선을 보완해 민심을 최대한 반영하자는 뜻이었다”며 “여론조사가 정쟁의 대상이 된 이상 차라리 여론조사 없이 선거인단만으로 (경선을) 치르자고 제의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후보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사를 도입하는 것은 당헌 위반이지만, 당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조건 없이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경선 규칙을 정하는 국민경선위원회(국경위)가 9일 밤 “여론조사를 10% 반영하고, 휴대전화를 통한 모바일투표를 전면 도입한다”고 결정한 직후, ‘수용 불가’(손학규 쪽)와 ‘법적 대응’(정동영 쪽)을 외쳤던 것이 무색한 말들이다.

이렇게 태도를 바꾼 것은 ‘감동은 없고, 정쟁만 있다’는 차가운 시선 때문이었다. 후보들은 뒤늦게 ‘감동’을 연출하기 위해 노력했다. 손학규 후보는 ‘차라리 여론조사 없애자’고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정동영 후보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할 때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서로 ‘살신성인’을 외치는 모양새였다.

실제로 국경위가 정한 10%의 여론조사 비율은 어느 후보에게 유리한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단, 여론조사 시점은 중요해 보인다. 국경위는 경선 마지막 주에 한 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정치컨설팅업체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선거인단 경선은 ‘당심’이 강한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며 “경선 마지막 주에는 대세가 특정 후보에게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그때 이뤄지는 여론조사는 경선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당심’에 강한 것은 정동영 후보다. 물론 정 후보 쪽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정 후보 쪽에서 여론조사 도입에 반발해 “불행한 일이 생길 수 있다”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한 말들은 경선 내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정 후보의 열린우리당 탈당을 계속 공격해 왔던 친노 후보들이 특히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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