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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통합신당, 지도부·국경위 불신 얽혀 갈등 확산

등록 2007-09-09 20:18수정 2007-09-10 00:13

통합신당 여론조사 정면충돌 배경은?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대통령후보 본경선에 여론조사를 도입하는 문제가 손학규-정동영 후보의 줄다리기에서 당 지도부와의 갈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당 지도부에 대한 신뢰 문제도 얽혀 문제가 복잡해지고 있다.

손학규쪽 “10%는 말자는 뜻…수용못해”
정동영쪽 “당헌위반”…‘경선불참’ 배수진

갈등은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가 9일 밤 ‘필요한 경우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할 수 있다’고 당헌 개정을 강행하면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통합신당의 당헌에는, 불가피한 경우 최고위원회가 상임중앙위원회의 권한을 위임받아 당헌을 개정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를 최종 추인할 전당대회는 내년 1월로 예정돼 있어, 이날 밤 최고위원회 결정으로 당헌 개정은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정동영 후보의 경선규칙 대리인인 정청래 의원은 이날 저녁 당사에서 국민경선위원회와 논의를 하다, 최고위원회의 당헌 개정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거부’를 선언하고 자리를 떴다. 곧바로 당사를 찾은 정 후보 쪽의 김현미 대변인도 법적 대응을 선언하고 나섰다.

정청래 의원은 “누구를 위한 개정이고, 누구를 후보 만들기 위한 당헌 개정이냐”며 “지금 당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후보 쪽이 당헌 개정안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강행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통합신당의 본경선은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합신당은 민주당의 가처분 신청으로 애초 쓰려던 ‘민주신당’이란 약칭 당명을 쓸 수 없게 된 뼈아픈 기억이 있다.

정 후보 쪽이 이렇게 배수진을 치고 나오는 배경에는 당 지도부와 7일 교체된 국민경선추진위원회(국경위) 구성원에 대한 불신도 깔려 있다. 국경위는 경선 규칙을 정하는 당 핵심기구로, 구성원이 교체된 직후인 8일 당 최고위에 여론조사 도입을 뼈대로 하는 중재안을 제안했다. 정 후보 캠프의 이상호 홍보기획단장은 “전임 국경위 구성원들은 중립을 지켰지만, 새로 선임된 일부 구성원들의 중립성을 믿을 수 없다”며 “당 지도부의 객관성도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론조사를 10~15% 도입하자는 제안에 대한 손학규 후보 쪽의 반발도 만만찮다. 손 후보 쪽 정봉주 의원은 “10% 도입은 여론조사를 아예 하지 말자는 뜻”이라며 “손 후보도 절대 수용불가라는 태도를 확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도 본경선에서 여론조사를 사실상 50% 반영했다”며 “국경위의 안은 한나라당보다 못한 안”이라고 말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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