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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명박 “지난 10년 실패…무능한 세력 바꿔야”

등록 2007-09-09 20:12수정 2007-09-10 00:05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통령 선거 100일을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앞으로의 100일을 정권교체 대장정의 100일로 선언하며 2008년 체제에 대한 전망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통령 선거 100일을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앞으로의 100일을 정권교체 대장정의 100일로 선언하며 2008년 체제에 대한 전망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D-100 회견
“2008대선은 이념세력 대 실용세력 대결”
“경제살리기·국민통합이 시대정신” 강조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는 9일 “정권 교체냐, 정권 연장이냐가 이번 대선의 기본 구도”라며 “1987년 체제를 넘어 2008년 신발전체제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대선 D-100일(9월10일)을 맞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히고 “성장의 과실이 서민에게 가장 큰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는 체제가 내가 꿈꾸는 2008년 체제”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후보 기자회견 주요 내용
이명박 후보 기자회견 주요 내용
■ “정권 교체냐, 정권 연장이냐” =이 후보는 이날 회견을 통해 ‘정권 교체냐, 연장이냐’는 메시지를 12월 대선의 기본 구호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이라고도 했다.

이는 “지난 10년은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 후보는 “무능한 국정실패 세력을 유능한 국가발전 세력으로 바꿔야 한다”, “과거지향적 이념세력을 미래지향적 실용세력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엔 퇴영적 색채를 씌우고 자신에게는 발전적 인상을 심어, 이번 대선의 구도를 선명하게 대비시키겠다는 의도다.

외연 확장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과 힘을 합치겠다”며 “나름대로 (외연 확장을 위한) 계획을 갖고 있고, 작업은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국민중심당과 물밑 접촉을 하는 한편, 시민사회 진영과 외부 명망가 등을 끌어안기 위한 별도의 기구 구성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2008년 신발전체제로” =이 후보의 회견문에는 ‘한반도 대운하’나 ‘7·4·7 비전’ 등 구체적인 공약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 대신 ‘2008년 신발전체제’라는 추상적인 용어가 종합 비전으로 제시됐다. 이 후보는 △효율적인 정부 △기업경쟁력 강화 △교육개혁 △문화강국 △원칙있는 실용외교 △능동적 복지체제 등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신발전체제라는 용어를 썼다.

이 후보는 “고도성장의 시대를 다시 열어서, 그 성과를 골고루 나누는, 특히 서민에게 돌아가는 시대를 열겠다는 게 신발전체제의 요체”라고 설명했다. 그가 ‘신발전체제’를 내세우면서 ‘이념’ 아닌 ‘실용’, ‘과거’ 아닌 ‘미래’, ‘도덕성’보다는 ‘실행능력’을 강조하는 것은, 본선에서 그에게 집중될 검증공세를 염두에 둔 것으로도 풀이된다.

17대 대선 D-100 앞으로 일정
17대 대선 D-100 앞으로 일정
■ “한반도 평화협정에 동의” =이 후보는 이날 남북 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협정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은 기왕에 된 거 매우 잘하고 왔으면 좋겠다”며 “다만, 분명한 의제를 갖고 다음 정권과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협정에 대해서도 “동의한다. 미국과 북한이 국교를 정상화하는 문제도 핵문제가 완전히 합의됐을 때 그렇게 발전해 나가는 게 옳다고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 후보의 대북관이 오락가락한다’는 최근의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평화 무드라는 시대적 흐름을 현실로 받아들인 판단으로 해석된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 후보는 남북관계나 외교, 평화협정 문제도 철저한 실용주의로 접근한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청와대 고소, 한국정치 삼류 머물러”
검찰 조사엔 “필요하다면 응하겠다”

이명박 후보 일문일답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는 9일 기자회견에서, 청와대의 고소에 대해 “한국 정치가 삼류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는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서는 “홍보를 더 철저히 하면 국민들이 지지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박근혜 전 대표와 구체적인 화합방안은 무엇인가?

=같은 당 동지가 경선을 하기 위해서 잠시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난 것이다. 무조건 정권교체를 위해서 전적으로 힘을 모은다는 데 강한 합의를 했기 때문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박 전 대표 쪽 인사들을) 특별한 비율로 배려한다든가 이런 것은 아니고, 유능한 사람은 언제든지 함께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조건을 달 필요가 없다.

-청와대가 이 후보를 고소했다.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다면 어떻게 대처하겠나?

=청와대로부터 고소를 당했다는 것 자체가 한국 정치가 아직도 삼류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검찰 조사에 필요하다면 응하겠다. 당과 협의해서 조처하겠다.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그대로 유지하나?

=어떤 분들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생땅을 파는 것으로 알지만, 500㎞ 중에 20㎞만 연결하면 나머지 480㎞는 기존의 강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다. 운하는 국운 융성과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데, 홍보가 부족했다. 운하의 구체적인 혜택에 대한 홍보를 더 철저히 하면 국민들이 많은 지지를 할 것이다.

-‘2008년 신발전체제’에 개헌도 포함되나?

=개헌은 권력구조 등을 포함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신중히 다루겠다.

-범여권 후보들 가운데 누구를 가장 주목하나?

=범여권의 모든 후보를 주목하고 있다.(웃음)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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