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의 대북정책 관련 발언
이명박 ‘친북좌파’ 발언 파장
‘금기단어’ 사용 당혹…불끄기 급급
‘보수층 껴안기’ ‘즉흥 화법’ 해석도 “그런 표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측근)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본다.”(남성욱 교수, 이 후보 자문교수) 이명박 후보의 ‘친북좌파’ 발언이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키자 이 후보 진영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숨겨진 뜻이 있는 건 아니다”는 것이다. ‘친북좌파’라는 용어는 일부 강경 보수단체들이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햇볕정책-포용정책을 싸잡아 비판할 때 주로 쓰던 용어였고, 최근에는 한나라당이 현정권을 향해 자주 이 말을 써왔지만, 이 후보가 이 말을 쓴 적은 없다. 이 후보 쪽은 “친북좌파라는 단어는 금기시해온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이런 발언을 놓고는 임기응변에 능하고, 상황논리에 익숙한 이 후보 특유의 즉흥적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전에도 대북 문제에서 상반되는 주장을 며칠 간격으로 쏟아낸 적이 많았다. 한나라당의 ‘신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고 찬성하는 뜻을 내비치다가도, 재향군인회 등 보수층 앞에서는 “한나라당이 채택할 수 없는 안”이라고 다른 말을 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반대한다’(2월6일)-‘반대하지 않는다’(8월9일)-‘걱정된다’(8월21일) 등 상황이 바뀌면 말도 바뀌었다. 이 후보 발언을 두고는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층인 보수세력을 끌어안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란 해석도 있다. 한나라당 주류세력의 ‘친북좌파’ 주장에 동조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의 대북관이 현정부를 ‘친북좌파’로 규정하는 강경보수 세력과 약간의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다. 북핵 폐기라는 전제가 붙긴 했지만,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이 3천달러에 이를 때까지 전폭적인 대북지원을 하겠다는 ‘비핵 개방 3000 구상’ 등은 기존 한나라당 기조에 견줘 전향적이다. 이 후보의 통일안보 정책을 자문하는 남성욱 교수(고려대 북한학과)는 “이 후보의 대북정책은 탈이데올로기, 실용노선”이라며 “이 후보는 이념 문제에 얽매인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친북좌파’ 발언 파장과 관련해 “그 소리를 기다리던 사람들한테는 좋은 얘기가 되겠지”라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30일 여의도 당사에서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6자 회담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 알렉산더 버시바우 미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우리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보수층 껴안기’ ‘즉흥 화법’ 해석도 “그런 표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측근)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본다.”(남성욱 교수, 이 후보 자문교수) 이명박 후보의 ‘친북좌파’ 발언이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키자 이 후보 진영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숨겨진 뜻이 있는 건 아니다”는 것이다. ‘친북좌파’라는 용어는 일부 강경 보수단체들이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햇볕정책-포용정책을 싸잡아 비판할 때 주로 쓰던 용어였고, 최근에는 한나라당이 현정권을 향해 자주 이 말을 써왔지만, 이 후보가 이 말을 쓴 적은 없다. 이 후보 쪽은 “친북좌파라는 단어는 금기시해온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이런 발언을 놓고는 임기응변에 능하고, 상황논리에 익숙한 이 후보 특유의 즉흥적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전에도 대북 문제에서 상반되는 주장을 며칠 간격으로 쏟아낸 적이 많았다. 한나라당의 ‘신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고 찬성하는 뜻을 내비치다가도, 재향군인회 등 보수층 앞에서는 “한나라당이 채택할 수 없는 안”이라고 다른 말을 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반대한다’(2월6일)-‘반대하지 않는다’(8월9일)-‘걱정된다’(8월21일) 등 상황이 바뀌면 말도 바뀌었다. 이 후보 발언을 두고는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층인 보수세력을 끌어안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란 해석도 있다. 한나라당 주류세력의 ‘친북좌파’ 주장에 동조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의 대북관이 현정부를 ‘친북좌파’로 규정하는 강경보수 세력과 약간의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다. 북핵 폐기라는 전제가 붙긴 했지만,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이 3천달러에 이를 때까지 전폭적인 대북지원을 하겠다는 ‘비핵 개방 3000 구상’ 등은 기존 한나라당 기조에 견줘 전향적이다. 이 후보의 통일안보 정책을 자문하는 남성욱 교수(고려대 북한학과)는 “이 후보의 대북정책은 탈이데올로기, 실용노선”이라며 “이 후보는 이념 문제에 얽매인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친북좌파’ 발언 파장과 관련해 “그 소리를 기다리던 사람들한테는 좋은 얘기가 되겠지”라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30일 여의도 당사에서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6자 회담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 알렉산더 버시바우 미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우리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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