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은 27일 자신의 `2선후퇴' 논란과 관련, "최고위원 직책상 필요한 것은 하는 것"이라며 2선으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 경선캠프의 좌장격이었던 이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당에서는 제가 최고위원이다. 때문에 이제는 당인으로서 당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하는 것"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뒤로 물러서고 앞으로 나가고 할 것이 없다. 당에서는 당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고, 선대위를 구성할 때 당이 관계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물러가고 안 물러가고 하는 얘기는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면 그때 가서 가능하지 지금 무슨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도 아닌데..."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선대위 구성과 관련, "이 후보의 인사 스타일이나 조직운영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후보는 일의 능률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어떤 자리에 있든 그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측근이고 실세"라면서 "(후보가) 선대위 구성도 실질적 효과가 날 수 있도록 한 시간, 한 사람이라도 허비되는 것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탕평인사'에 대해선 "이제 모두 이 후보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후보가 (인사를) 생각할 것"이라면서 "다만 후보가 된 지 1주일밖에 안됐기 때문에 천천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정한 화합을 이루려면 서로 반성부터 해야 한다'는 자신의 최근 발언이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측을 자극한 것을 의식한 듯 "원칙적인 얘기로 특별히 뭘 의식해서 한 것은 아니다"면서 "정치권에서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고 쉽게 잊어버리고 쉽게 결정하고 하는데 그런 일반적인 정치패턴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특히 "저는 박 후보가 훌륭하신 말씀(경선결과 승복)을 했다고 본다"며 박 전 대표를 치켜세운 뒤 "지금은 이쪽 저쪽 캠프라고 할 수 없고 누구든지 정권교체를 위해 일하는 모습이 중요하다. 우리 캠프에서 특별히 석연치 않게 생각하는 것은 없다"면서 "한나라당이 중심이 돼 정권교체를 하자고 해야지 아직도 이쪽 저쪽 하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의 박 전 대표 칭찬발언을 두고 당 일각에선 이 최고위원이 본격적으로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최고위원은 이와 함께 "1주일은 후유증이 있겠지만 이번 주부터 정말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바로 외연확대를 시작하는 것"이라면서 "범여권의 주자가 나오면 어차피 1대 1 구도로 팽팽하게 맞붙을 것인 만큼 외연확대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제 정당과의 연대에 대해선 "대선이 되면 그런 것이 있다. 그러나 아직은 어떻게 구체화될지 모르겠지만 정치권의 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자신의 주말 지리산 종주에 대해 "특별히 간 것은 아니고 경선이 끝나면 지리산 종주를 한 번 해야겠다고 오래 전부터 계획을 세웠던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