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당선 뒤 처음으로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은 이명박 후보(가운데)가 24일 오전 황우여 사무총장(왼쪽)의 당무보고를 받기 전 이재오 최고위원 등과 환담하며 밝게 웃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당무 첫날 ‘5시간 마라톤 보고’…“여권 경선일정 상관없이 준비 착수”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 첫출근해 당의 재정·인력·현안 상황과 주요 정책에 대한 보고를 받는 것으로 당무를 시작했다.
이 후보는 당사에 마련된 대통령 후보실에서 황우여 사무총장, 박계동 전략기획본부장, 김학송 홍보기획본부장, 이주영 정책위의장,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 등으로부터 5시간에 걸친 ‘마라톤 보고’를 받았다.
그는 “오늘은 코멘트를 하지 않고 보고를 받기만 하겠다”며 주로 듣는 자세였으나, 즉석에서 필요한 지시를 내리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그는 “여권의 경선(10월) 일정에 굳이 맞추지 말고 우리가 먼저 선거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며 “9월 말까지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할 수 있도록 규정 등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이 후보는 “대선을 준비할 ‘대선 준비단’을 먼저 꾸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우리 스스로 ‘수구다’, ‘보수다’ 생각하지 말고, 국민들이 실제로 한나라당을 ‘수구’라고 생각하는지, ‘경제’라고 생각하는지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쇄신해야 한다”며 “시아이(CI·기업 이미지) 전문가에게 용역을 맡기라”고 지시했다.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은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 “마케팅이 잘못된 것 같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 후보는 대운하 구상을 간략히 설명했다고 나 대변인이 전했다.
점심때는 당 경선관리위원회, 검증위원회 등 경선 관련 기구 관계자 60여명과 점심을 함께 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검증 등) 경선 과정을 거쳐서 더 단단해지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여러분이 후보를 만들어 주셨으니 12월19일(대선일)까지 법적 애프터서비스를 좀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저녁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나라당 보좌진협의회가 연 ‘2007 국정감사 및 대선 압승을 위한 워크숍’에 참석해 보좌진을 격려했다. 이 후보는 인사말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범여권에서 (나에 대한) 굉장한 공격이 있을 것으로 안다”며 “열정과 전문지식을 가진 보좌진들이 이번 국회를 성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12월19일 대선 운동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지난 경선에서 우리 박근혜 후보께서 패자이면서 승리자의 모습을 보여 한국 정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며 “그 뜻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대선에서 이겨야 한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앞으로 매주 월요일 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당무를 챙길 예정이다. 비서실장 인선은 다음주 초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나 대변인이 전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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