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경선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하러 들어서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쇄신발언 반발 일자
“선화합 후변화…박근혜 대표쪽과 다음주 만나겠다”
“선화합 후변화…박근혜 대표쪽과 다음주 만나겠다”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된 직후부터 ‘당 개혁’을 강조해온 이명박 후보가 23일 “선 화합, 후 변화”를 강조하며 ‘화합’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용산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쇄신방안에 대한 물음에 “누가 인위적인 쇄신을 한다고 했나. 우리가 혁명하는 게 아니잖냐”라며 “선 화합, 후 변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캠프 사무실에서 마지막으로 주재한 조회에서도 “정권교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화합이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 쪽에 다음주 중 연락해서 만나겠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당원들에게 보낸 ‘감사와 다짐의 글’에서도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경선은 이명박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당원과 한나라당의 승리”라며 “모든 갈등은 용광로에 넣어 녹이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당 ‘개혁’에서 ‘화합’으로 강조점을 옮긴 것은, 그의 ‘당 쇄신’ 발언이 ‘물갈이 태풍’ 또는 ‘당 정체성 전환’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생겨난 당내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재섭 대표는 지난 22일 방송 인터뷰에서 “인위적 인적 청산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23일에는 당내 대표적 보수파이자 ‘친 박근혜’ 성향인 김용갑 의원이 성명서를 내어 “이 후보가 당선 첫날부터 ‘당 색깔·기능을 검토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화합보다 새로운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 쪽 박형준 의원은 “이 후보는 당의 운영방식이나 시스템을 쇄신한다는 뜻인데, 인적 쇄신을 한다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어 쐐기를 박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경선 투표에서 박 전 대표에 뒤진 이 후보로선, 박 전 대표 지지세력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지 않고는 본선 승리도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9월 정기국회부터 범여권이 국정감사 등을 통해 이 후보에 집중포화를 퍼부을 걸 예상한다면, 한나라당은 내부 전열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 후보 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의 ‘당 접수’ 논란이 당내 눈총을 받은 것도 ‘화합 모드’를 더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개혁’을 강조해서 내부 파열음을 내기보다는 일단 ‘화합’이라는 연착륙을 택한 것이다. 이 후보 진영 내부에선 당직 인선과, 추석 이후 꾸려질 선대위 구성에서도 박 전 대표 쪽이나 중립 성향 인사들을 중용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이 후보의 개혁 시동은 시기 문제일 뿐 머지 않아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히 많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이 후보는 평소 당 개혁을 많이 생각해왔다. 시기적으로 화합이 우선순위라는 것일 뿐, 화합과 개혁 두마리 토끼를 계속 좇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이후 당 선거대책위 조직이 안정되고 나면, 관료주의적이고 중첩된 당 구조를 일 중심의 순발력 있는 조직으로 바꾸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당 개혁 관련 발언
당장 9월 정기국회부터 범여권이 국정감사 등을 통해 이 후보에 집중포화를 퍼부을 걸 예상한다면, 한나라당은 내부 전열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 후보 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의 ‘당 접수’ 논란이 당내 눈총을 받은 것도 ‘화합 모드’를 더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개혁’을 강조해서 내부 파열음을 내기보다는 일단 ‘화합’이라는 연착륙을 택한 것이다. 이 후보 진영 내부에선 당직 인선과, 추석 이후 꾸려질 선대위 구성에서도 박 전 대표 쪽이나 중립 성향 인사들을 중용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이 후보의 개혁 시동은 시기 문제일 뿐 머지 않아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히 많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이 후보는 평소 당 개혁을 많이 생각해왔다. 시기적으로 화합이 우선순위라는 것일 뿐, 화합과 개혁 두마리 토끼를 계속 좇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이후 당 선거대책위 조직이 안정되고 나면, 관료주의적이고 중첩된 당 구조를 일 중심의 순발력 있는 조직으로 바꾸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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