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선거…이후보 사실상 첫인사 촉각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인 이명박-박근혜 진영이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에서 또 한차례 대리전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는 27일 의원총회에서 선출되는 신임 원내대표는 임기 안에 대선과 총선을 치러야 한다. 이 후보 진영과 당 지도부에서는 모두 “후보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차기 원내대표와 최고위원은 사실상 이 후보가 ‘낙점’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러나 경선 투표에서 만만치 않은 ‘당심’의 존재를 보여준 박 전 대표 쪽이 당내 지분을 요구하고 나설 경우 상황은 매우 복잡해질 수 있다.
정책위의장과 함께 러닝메이트 체제로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전에는 이 후보 지지를 표방했던 안상수(3선)-이한구 의원이 21일 가장 발빠르게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경선 국면에서 공작정치저지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선거 막판 이 후보 지지를 밝혔다. 이 의원은 대우경제연구소장 출신으로 2004년 정책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박 후보 진영에서는 선대위 부위원장을 맡았던 이규택 의원(4선)이 23일께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안 의원과 이 의원이 맞서면 자연스레 ‘이-박의 대리전’처럼 비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화합 차원에서 정책위의장을 이 후보 진영에서 찾으려 한다”며 “대선에서 검증 국면을 뚫고 나가려면 먼저 당의 화합이 중요하기 때문에 내가 적임”이라고 말했다.
경선 이전부터 원내대표 후보로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렸던 중립의 맹형규 의원(3선)이 황우여 사무총장과 함께 원내대표 선거에 나선다는 소문도 계속 돌고 있다. 그러나 맹 의원은 출마 여부에 대해 “중심모임 대표로서의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마음을 비우고 있다”고만 말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이 후보 쪽은 겉으로는 ‘중립’을 표방하며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당을 장악해야 한다”는 뜻은 매우 강한 상태다.
이들 외에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안택수·권철현·임인배·남경필 의원 등도 모두 이 후보 진영 인사들이다. 따라서 이 후보 진영 안에서 일종의 ‘교통정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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