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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명박, ‘이회창’ 안되려면 넘어야 할 산들

등록 2007-08-21 18:55수정 2007-08-21 22:33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실을 방문하자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왼쪽)가 이 후보에게 가운데 자리를 권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실을 방문하자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왼쪽)가 이 후보에게 가운데 자리를 권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의혹 불씨에 ‘아니오’ 강변만으론 불 못 꺼

‘당 개혁’ 삐긋하면 주류 도전에 발목 잡혀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꺾고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2월19일 대통령 선거에서도 당선될 수 있을까?

‘이명박’이 우선 큰 산…‘박근혜’ ‘범여권’도 산 넘어 산

4개월도 남지 않은 올 대선의 화두는 ‘이명박이냐, 아니냐’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기 때문에 그렇다. 전당대회가 끝난 뒤 이명박 후보는 박근혜 지지자들의 상당수를 흡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60%에 육박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나라당 지지율도 함께 치솟았다. 전당대회 효과, 특히 박근혜 전 대표의 승복 덕분이다. 반면에 범여권은 이제 예비경선을 시작하고 있다. 지리멸렬이다.

이 후보는 21일 아침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기자들이 소감을 묻자 “잘 될 것”이라고 했다. 하긴 특유의 낙관론이 그를 이 자리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가 않다. 그가 넘어야 할 세 개의 산은 그대로 2007 대선의 핵심 변수다. 그 산의 이름은 ‘이명박’, ‘박근혜’, ‘범여권’이다.

능력과 정직의 틈…지지자조차 믿지 않는 말


첫째, 자신과의 싸움이 있다. 그는 이날 한나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도곡동 땅’ 문제를 끄집어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조차 그 말을 믿지 않는다. 검찰의 수사 재개를 자청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비비케이’에 대해서도 아니라는 강변만 있지 명확하지가 않다. 김경준씨가 국내로 송환되면 논쟁이 다시 번지게 되어 있다.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이다. 하지만 그는 국민들이 ‘능력’을 보고 자기를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틈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

칼자루는 오히려 박근혜가 쥐고 있을 수도

둘째, 이번 경선에서 한나라당의 ‘주류’는 이명박이 아니라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그를 돕지 않으면 그는 무너지게 되어 있다. 그런데도 그는 ‘당 개혁’을 예고했다. 큰 도전이다. 성공하면 당을 쇄신할 수 있을 것이다. 잘 될까? 윤여준 전 의원은 “이명박씨가 후보는 되겠지만, 한나라당을 개혁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후보의 이런 도전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칼자루는 이명박이 아니라 박근혜가 쥐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나라당의 ‘업보’에 개인적 ‘약점’도 만만찮아

셋째, 그는 결국 범여권의 후보와 싸워야 한다. 그는 당선자 수락 연설에서 “정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표현을 썼다. 한나라당은 1997년 외환위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1980년 광주를 피로 물들인 민정당의 법통을 잇고 있다. 더구나 그는 개인적 ‘약점’도 많다. 맹수는 사냥감의 약점을 공격한다. 이해찬 전 총리는 “이명박 후보는 도곡동 땅 사건으로 강남 특권층을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각인됐다. 30~40대 화이트칼라들이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범여권 후보들은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역사가 후퇴한다고 말할 것이다. 부자들만 잘살게 된다고 할 것이다.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

1997년과 2002년에 많은 사람들은 다음 대통령이 ‘이회창’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2007년 이명박 후보는 과연 세 개의 산을 넘을 수 있을까?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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