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통령 선거 후보로 선출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개표 결과가 발표된 뒤 박근혜 전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news.hani.co.kr
지도부 회의에 참석, 사실상 ‘넘버 원’으로 총괄할 듯
주류세력 교체 불가피…선대위원장 박후보 가능성도
주류세력 교체 불가피…선대위원장 박후보 가능성도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는 21일 첫 공식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데 이어 당 지도부 회의에 사실상 `좌장'으로 참석하는 등 당무에 본격 관여하기 시작했다.
그는 향후 당내 인사권, 재정권 등 실권을 사실상 모두 거머쥐고 명실상부한 '넘버 원'으로서 당무를 총괄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 1년여간 치열했던 '내전'에서 이 전 시장의 '수족'이 돼왔던 경선캠프 참모들의 물밑 움직임도 더 바빠졌다.
전날 해단식을 통해 캠프와 관련한 공식 직함은 없어졌지만 후보가 최대한 빨리 당을 장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경선캠프 정리와 함께 공식 선거대책위를 출범시키기 위한 내부 인선 작업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여의도와 종로구 견지동, 두 곳에 양분돼 있던 경선캠프 가운데 여의도 사무실을 폐쇄하고 견지동 사무실은 '후보 비서실' 성격으로 전환해 축소 운영하게 된다.
이 후보는 견지동 사무실에 머물면서 일부 핵심측근들과 함께 선대위 구성 및 향후 선거 전략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1주일에 1 차례 정도 여의도 당사로 출근해 강재섭 대표 등 지도부와 당 운영방안 및 선대위 인선안 등을 협의하고 당 회의에도 직접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22일 여의도 당사 또는 염창동 당사로 첫 출근할 예정이다. 경선캠프 좌장격이었던 이재오 최고위원도 앞으로는 당사 최고위원실에서 모든 업무를 볼 계획이라고 한다.
이 후보는 다만 선대위 구성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빨라야 9월 정기국회가 개원한 이후 본격적인 인선이 시작될 것이라고 측근들은 설명했다. 특히 석패한 박근혜 전 대표를 선대위원장직으로 영입하는 문제의 경우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어놓겠지만 먼저 당 지도부와의 협의를 거쳐 시간을 두고 논의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캠프 대변인을 지낸 박형준 의원은 "후보는 선대위 구성 등에서 서두를 생각이 없다"면서 "주요 사안은 당 지도부와 긴밀한 논의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선대위원장에는 외부에서 좀 명망있는 유력한 분이 오셔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당내에서도 선대위원장으로 몇 분 모시는데, 제 1순위로 박근혜 의원에게도 부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대위 구성과 관련, 측근들 사이에서는 이 전 시장에게 '프리핸드'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핵심 실세들은 당분간 백의종군하면서 '숨은 조력자' 역할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당심에선 사실상 졌다"고 평가받는 이 전 시장이 이미 '탕평책'을 쓰겠다고 밝힌 점과 측근들만이 중용될 경우 당 장악과 화합 유도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의견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대위 구성과 당직 개편 등이 본격화되면 한나라당의 주류 세력 교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전 대표를 지원했던 의원들 역시 인사 등에서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들에게 핵심 요직을 맡길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희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자유당, 신한국당을 거쳐 현재의 한나라당에 이르기까지 20년 가까이 당을 지배해 온 강경보수 성향의 주류 세력이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비주류 세력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다면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보수정당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적지않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가 당 개혁작업에 본격 시동을 걸 태세여서 주목된다. "여의도식 정치를 확 바꾸겠다"고 공언해 온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지도부와의 첫 간담회에서 `당 화합'과 함께 `개혁'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변화의 바람을 예고했다. 그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여러 면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으로 출발해야 한다"면서 "색깔, 기능면에 있어서 모두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이 우리에게 바라는 시대정신과 기대가 무엇인지에 대해 몇 날 며칠 밤을 세우더라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국민의 기대에 가까이 가는 정당의 모습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 개혁 방향과 관련, 측근들은 극우보수의 색깔을 약간 빼 `중도' 이미지를 추구하는 동시에 `일하는 정당', `정책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구체적으론 대기업 CEO(최고경영자)를 지낸 경험을 토대로 다소 경직돼 있는 여의도식 정당 운영방식을 탈피해 기존의 정당체제에다 일 중심의 기업형 운영방식을 접목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심인성 이승우 기자 sims@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 후보는 다만 선대위 구성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빨라야 9월 정기국회가 개원한 이후 본격적인 인선이 시작될 것이라고 측근들은 설명했다. 특히 석패한 박근혜 전 대표를 선대위원장직으로 영입하는 문제의 경우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어놓겠지만 먼저 당 지도부와의 협의를 거쳐 시간을 두고 논의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캠프 대변인을 지낸 박형준 의원은 "후보는 선대위 구성 등에서 서두를 생각이 없다"면서 "주요 사안은 당 지도부와 긴밀한 논의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선대위원장에는 외부에서 좀 명망있는 유력한 분이 오셔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당내에서도 선대위원장으로 몇 분 모시는데, 제 1순위로 박근혜 의원에게도 부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대위 구성과 관련, 측근들 사이에서는 이 전 시장에게 '프리핸드'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핵심 실세들은 당분간 백의종군하면서 '숨은 조력자' 역할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당심에선 사실상 졌다"고 평가받는 이 전 시장이 이미 '탕평책'을 쓰겠다고 밝힌 점과 측근들만이 중용될 경우 당 장악과 화합 유도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의견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대위 구성과 당직 개편 등이 본격화되면 한나라당의 주류 세력 교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전 대표를 지원했던 의원들 역시 인사 등에서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들에게 핵심 요직을 맡길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희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자유당, 신한국당을 거쳐 현재의 한나라당에 이르기까지 20년 가까이 당을 지배해 온 강경보수 성향의 주류 세력이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비주류 세력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다면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보수정당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적지않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가 당 개혁작업에 본격 시동을 걸 태세여서 주목된다. "여의도식 정치를 확 바꾸겠다"고 공언해 온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지도부와의 첫 간담회에서 `당 화합'과 함께 `개혁'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변화의 바람을 예고했다. 그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여러 면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으로 출발해야 한다"면서 "색깔, 기능면에 있어서 모두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이 우리에게 바라는 시대정신과 기대가 무엇인지에 대해 몇 날 며칠 밤을 세우더라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국민의 기대에 가까이 가는 정당의 모습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 개혁 방향과 관련, 측근들은 극우보수의 색깔을 약간 빼 `중도' 이미지를 추구하는 동시에 `일하는 정당', `정책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구체적으론 대기업 CEO(최고경영자)를 지낸 경험을 토대로 다소 경직돼 있는 여의도식 정당 운영방식을 탈피해 기존의 정당체제에다 일 중심의 기업형 운영방식을 접목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심인성 이승우 기자 sim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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