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거액의 금융사기사건을 일으킨 BBK측으로부터 지난 2001년 5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송금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정책메시지 단장인 유승민 의원은 10일 여의도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BBK가 2001년 2월 28일 `Myung Bak Lee(Mayor)'(이명박 시장)에게 49억9천999만5천원을 송금한 것으로 돼있는 BBK의 외환은행 계좌(계좌번호는 알 수 없음) 입출금 내역 정리 자료를 제보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료는 미국정부가 김경준씨와 에리카 김의 부동산에 대해 압류소송을 한 데 대해 김씨의 변호인이 약식재판(summary judgment)을 요구하자 다스측 변호인단이 정식재판을 받아야 한다면서 미 연방법원에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료는 미 법원에서 파일 복사를 신청하면 누구나 구할 수 있다고 유 의원은 덧붙였다.

그는 이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기 전인 2001년 거래에 `시장'(Mayor)이란 표현을 쓴 데 대해, "다스측이 김씨와의 재판이 시작된 지난 2004년 이후 미 법원에 제출한 자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에는 또 BBK가 김경준씨로 추정되는 인물(KJ Kim)에게도 같은 날 29억2천여만원을 비롯, 2001년 3월2일 20억7천만원, 3월12일 37억5천만원, 8월1일 20억원을 각각 송금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유 단장은 "지금까지 이 후보는 자신은 BBK 주식 단 1주도 가지지 않았다고 했는데 BBK로부터 송금받은 돈 50억원은 무슨 명목으로 받는 돈인가"라고 묻고 "또 문제의 외환은행 BBK 계좌는 누가 관리하던 계좌이며 `KJ Kim'이라는 사람에게 송금된 돈은 무슨 돈인가"라고 공개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다스측은 그런 자료를 작성한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날조된 자료를 통한 허위 폭로"라고 주장하고, "외환은행 금융자료를 보면 다스에 50억원이 회수됐다고 돼있는 만큼 BBK가 이명박에게 50억원을 송금했다는 것은 허위다. 다스가 190억원을 BBK에 투자한 부분도 입금자료를 다 갖고 있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박 대변인은 "다스의 미국측 변호사가 이런 자료를 낸 적이 없다고 한다"면서 "박 후보측에서 조작한 자료라고 보지는 않는다. 김씨가 좀 그런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은진수 법률지원단장은 "2001년 2월28일 49억여원을 받았다고 돼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영문이름 옆에 `시장(Mayor)'이라고 표기돼 있는데, 당시는 이 전 시장이 서울시장에 취임하기 전이므로 '시장'이 아니었다"면서 "여기에다 계좌번호도 나와있지 않는(unknown으로 돼있음) 만큼 이 자료는 조작된 허위 자료"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유 단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 연방법원에서 직접 발급받은 자료로 신뢰할 만한 법률전문가가 전해준 것"이라면서 "이 자료는 지난 3월13일 김경준씨 관련 약식재판 결정문의 증거자료에 포함된 것으로 증거자료 전체가 입수되는 대로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김남권 이승우 기자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