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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박 충북 연설회 격돌

등록 2007-08-03 20:56

박 “강바닥 판다고 경제 사나”
이 “양파 속엔 양파밖에 없어”
원희룡 “개혁 씨감자 되겠다” …홍준표 “대통령 일 경제말고 많아”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경선 후보의 설전에 독기가 올랐다. 3일 오후 충북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선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 후보와 박 후보는 각각 서로를 ‘음해하는 사람’과 ‘부패한 사람’으로 몰아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먼저 연설에 나선 박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또 부패정당, 땅떼기당 소리를 들으면 대선이 어떻게 되겠나?”며 이 후보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어 “집 앞에서 대규모 공사가 벌어져도, 정작 돈은 개발 정보를 미리 챙긴 사람들이 벌어가지 않았느냐”며 이 후보의 부동산 관련 의혹을 상기시켰다. 박 후보는 “강바닥 파고 토목공사 일으킨다고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며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운하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명박 후보는 “양파 껍질을 까면 뭔가 나올 것 같지만, 속엔 양파 밖에 없다”며 박 후보 쪽이 제기한 ‘양파처럼 계속 나오는 의혹’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제가 남의 이름으로 땅을 샀겠느냐, 땅 투기를 했겠느냐. 거짓말이다”라며 “불법적이고 조작된 정보로 많은 사람들이 저를 음해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또, 최근 출생 의혹 등과 관련해 검찰의 디엔에이 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 “정치가 무엇이길래 제 어머니와 형제를 음해하고 욕보일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희룡 후보는 “‘지금은 덩치 큰 후보를 돕지만, 원 후보 얘기를 들으면 한나라당이 가야 할 길에 대해 피가 끓는다’는 분들이 많은데, 사랑하면 고백해 달라. 여러분이 주는 한 표를 12월19일 백배, 천배로 불리는 씨감자가 되겠다”며 패기를 과시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명박 후보는 경제 대통령론을 내세우지만, 대통령이 하는 일은 경제만이 아니다”라며 “경제 아는 사람만 대통령 할 수 있다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하는 게 맞다”고 이 후보와 각을 세웠다.

연설회에 앞서, 박근혜 후보의 동생 박지만씨가 운영하는 이지그룹 노조원들은 행사장 앞에서 부당해고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1명이 박 후보 지지자에게 밀려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등 소동이 일기도 했다.


청주/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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