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계 19명 민주 탈당해 합류…85석 원내2당으로
9석 미니당 민주 내부결속 고심…합류 가능성 열어놔
9석 미니당 민주 내부결속 고심…합류 가능성 열어놔
범여권 신당은 3일 ‘대통합민주신당’(약칭 민주신당)이라는 당명과 함께 당헌·당규를 확정하는 등 창당 채비를 서둘렀다. 신당은 이날 민주당을 탈당한 김한길 계보 의원 19명이 합류함으로써 85석으로 원내 제2당의 지위를 차지하게 됐다. 그러나 민주당이 5일 창당대회 이전 합류 가능성을 접고 독자 생존의 길로 접어드는 모양새여서 ‘대통합’의 명분은 빛이 바래게 됐다.
신당은 이날 오전 중앙위원회의를 열어 당명과 피아이(PI·정당 로고)를 확정하고,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뼈대로 하는 당헌을 마련해 5일 창당대회에서 확정하기로 했다. 당헌에 따르면 당의 운영은 대표와 최고위원 7명, 원내대표가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9명의 최고위원회가 맡게 된다. 또 원내대표의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하되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대표 최고위원이 결정권을 행사하는 ‘원톱 시스템’을 도입했다.
당 대표는 이날까지 선임되지 않았다. 우상호 당헌당규위원장은 “제의를 받은 (재야)인사들이 난색을 표시하고 있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정치적 합의에 따라 대표는 1인이 될 수도 있고, 2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 있던 김한길 계보 의원 20명 중 19명은 이날 오후 탈당할 뜻을 짧게 밝히고 민주당을 떠나 신당에 합류했다. 별도의 탈당 의식은 없었다. 장경수 의원이 국회 정론관(브리핑룸)을 찾아 30초만에 탈당 의원들의 이름을 읽은 뒤 돌아갔다. 김한길 의원은 나타나지 않았다. 계보의 한 사람이던 신국환 의원은 이날 별도 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없는 신당에는 가지 않겠다”며 “민주당에 남아서 독자경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김한길 계보 의원들의 탈당으로 의석 9석(지역구 5석·비례 4석)의 미니정당이 된 민주당은 이날 오후 백범기념관에서 ‘중도개혁대통합 결의대회’를 열고 내부 결속을 다졌다. 민주당은 신당이 약칭에 ‘민주’를 사용한 것을 두고 “짝퉁 민주당”이라고 비난하는 성명을 낸 데 이어 법원에 당명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별렀다. 그러나 “신당이 열린우리당과 당 대 당 통합을 하지 않겠다고 결의하면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의 문을 닫아 건 것은 아니다.
신당이 민주당을 우선 통합대상으로 정한 데 대해 열린우리당 쪽은 매우 불만스런 표정이다.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등 열린우리당 대선주자들은 항의 표시로 이날 오후에 열린 신당의 부산시당 창당대회에 불참했다. 신당이 뜨는 5일 이후 열린우리당 합당 문제가 매듭지어질 12~13일까지는 범여권에 신당과 열린우리당 민주당 등 3개 당이 솥발처럼 정립할 전망이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중도통합민주당의 김영환 전 의원, 이인제 의원, 박상천 대표, 조순형 의원(오른쪽부터) 등 최고위원들이 3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중도개혁 대통합 결의대회에서 함께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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