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의원, 박상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한길 통합민주당 공동대표, 정대철 신당 상임창당준비위원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왼쪽부터) 등 범여권 핵심 인사들이 통합민주당의 신당 합류를 논의하기 위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강래 신당창당준비위 집행위원장은 모임에 늦게 합류해 사진에서는 빠져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범여신당쪽 핵심 5인, 민주당 합류 설득 실패
김한길계 20명 “3일 탈당” 최후 압박
이상열·최인기 “신당 들어가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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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핵심 인사 6명이 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통합민주당의 범여권 통합신당 참여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통합민주당이 5일 출범하는 통합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이날 모임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천정배 의원, 정대철 신당 상임창당준비위원장, 김한길 통합민주당 공동대표 등 신당 창당준비위원장 5명이 박상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를 막판 설득하는 자리였다. 이들은 박 대표에게 오는 5일 신당 창준위와 함께 신당을 창당하고, 열린우리당의 합류 문제는 신당 공식 의결기구에서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통합민주당이 신당과 합당한 이후 일방적으로 열린우리당까지 합당하게 되면 돌이킬 수가 없다”며 “창당 후 신당 공식 의결기구에서 열린우리당을 통째로 받지 않는다고 의결하면, 통합민주당은 신당과 신설합당 방식으로 통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이날 오후에는 최고위원-중도통합추진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이런 방침을 당론으로 공식화했다.
이 소식을 접한 김한길 공동대표 쪽도 강경책으로 맞섰다. 옛 중도개혁통합신당쪽 출신 의원 20명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박상천 대표에게 신당 합류를 마지막으로 권유하고, 이후 행동은 함께 하기로 한다”고 김한길 대표에게 탈당 시기 등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 박 대표가 끝까지 거부할 경우 3일께 통합민주당을 떠나 신당에 합류한다는 것이다. 위임을 받은 김한길 대표는 이날 저녁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박상천 대표를 다시 만나 박 대표의 용단을 촉구했다.
박 대표가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신당은 현실적으로 열린우리당과의 합당을 우선 추진할 수밖에 없게 된다. 열린우리당과 신당의 합당이 이뤄지면 민주당은 스스로의 조건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통합이 더욱 어려워진다. 그러면 통합민주당은 ‘독자생존→독자경선’의 길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박 대표의 태도로 보면 “독자경선 불사”지만, 변수는 많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통합민주당 의원은 “오늘(1일) 오후 통합민주당 최고위-중추위 회의에서 ‘사수파’로 분류되던 이상열·최인기 의원도 ‘신당에 들어가서 싸우자’는 의견을 냈다”며 “이렇게 되면 독자생존을 주장하는 이들은 박상천 대표, 이인제·조순형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 정도만 남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박 대표에게도 위험하다. 양쪽의 줄다리기는 통합신당이 공식 출범하는 5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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