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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손학규, 한나라·범여 협공에 대응책 부심

등록 2007-07-30 11:29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가 범여권내 대선주자 경선레이스의 초입에서 범여권과 한나라당의 집중적인 견제 속에 협공을 당하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에서 탈당해 범여권 주자로 완전한 탈바꿈을 하는 과정에서 손 전 지사가 치러야 할 `정치적 대가'일 수도 있지만, 그의 입장에선 상당히 부담스런 공격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다른 주자들의 `손학규 때리기'는 범여권 내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손 전 지사를 끌어내려야 자신들이 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생존논리'와 맞닿아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에는 최근 들어 미세하나마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이 상승기조를 보이고 있는 점을 의식, 초반에 싹을 자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한나라당은 동교동계인 설 훈(薛 勳) 전 의원이 손 전 지사 캠프에 합류한 사실이 알려진 후 `손 전 지사는 정당사의 이완용'이라고 맹비난할 정도로 동교동과 손 전지사의 제휴 가능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손 전 지사에 대한 비판론은 크게 4~5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한나라당 탈당전력이 대표적이다. 한나라당에서 장관, 경기지사 등 핵심요직까지 거쳐놓고 결국 대권 욕심 때문에 당을 저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에 있을 때 현재의 범여권을 향해 행했던 발언들도 논쟁거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정신병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고 지칭했던 발언은 이미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민주화세대임을 자처하면서도 5.18 광주민주화항쟁, 6.10 민주화항쟁 때 외국유학중이었다는 이른바 `현장부재론'도 약점으로 거론된다.

경선구도를 겨냥한 신경전도 속출하고 있다. 손 전 지사가 범여권 의원들을 대상으로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가 하면, 지지모임인 선진평화연대가 `제3지대 신당'의 창당준비위원회 일원으로 참여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지분과 기득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속으로는 세몰이와 지분다툼에 가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손 전 지사측은 겉으로 예견했던 일이라는 반응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사안별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공세의 수위가 날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는 답변을 내놓는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손 전 지사측은 탈당전력에 대해 "한나라당을 개혁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범여 주자들의 문제제기에는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할 당시 `용기있는 결단'이라고 치켜세우더니 이제 와서 정통성, 정체성 논쟁을 제기하면서 마치 이방인 취급하고 있다는 반박이다.

설 훈 전 의원은 "정통성에 대한 지적은 당연히 나오겠지만 과거 활동이나 주장은 한나라당과 맞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제자리를 잡은 것"이라며 "손 전 지사를 미는 게 국민의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나라당에서 현재의 범여권을 향해 던진 비판적 발언, 특히 대변인 시절 일부 논평이나 언급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정도가 심할 경우 사과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손 전 지사측은 줄세우기나 지분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자신을 구태정치의 표본으로 몰아가려는 의도와 다름없다는 인식에서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특보단 소속 정봉주 의원은 "현재 캠프에 들어와 있는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 공천조차 받지 못할 각오를 하고 제 발로 걸어들어왔다"며 "앞으로 캠프에 올 의원들도 손 전 지사의 미래를 본 것이지, 줄세우기의 결과로 보는 것은 근거없는 비방"이라고 반박했다.

김부겸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 전 지사가 경쟁자인 정동영(鄭東泳)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조직책임자를 빼가고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최대계파 수장인데 누가 감히 그 분의 조직을 손댈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조금 피해의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손 전 지사를 비판하고 험담하는데 대해 경쟁관계니까 그럴 수 있겠다 하지만 답답하다"며 "범여권 주자 10여 분이 모여도 지지율이 20%가 안되는데 선두후보 때리는 전략만 횡행해서야 국민에게 무슨 신뢰를 주겠는가. 모든 것은 국민의 관점에서 봐야 하고 국민이 판단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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