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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통합-사수’ 갈림길 박상천 선택은

등록 2007-07-30 08:02

중도통합민주당 박상천(朴相千)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제3지대 대통합신당 합류냐, 민주당 사수냐'의 갈림길에서 금주중 어떤 식으로든 선택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현재 박 대표는 당내에서 서로 다른 방향의 결단을 강요받고 있다.

당내 통합파는 내달 5일 제3지대 대통합신당 창당 이전에 참여해 대통합의 대미를 완성해야 한다는 `화룡점정론'으로 박 대표의 결단을 재촉하고 있다. 반면 강경파는 민주당 독자경선을 치러 대선후보를 선출한 뒤 대통합 신당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당 사수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당내 기류가 엇갈리고 있지만, 박 대표는 일단 통합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내 강경파의 독자생존 요구가 거세지고 있음에도 불구, 통합에 방점을 찍는 메시지를 되풀이해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광역.기초의원 간담회에서는 "당원 70%가 독자로 가자고 하지만 안전한 길로 끌고 가야 하는 지도자로서 당원 결정대로 무조건 따라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고, 26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독자경선 가능성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당사수론이 대세를 이룬 27일에는 `5.31 지방선거 출마자 간담회'에 참석해 "압력에 의해 어느 길을 선택하거나 편하자고 어느 길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통합에 무게를 둔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박 대표와 가까운 인사는 "박 대표는 독자생존론보다 중도개혁대통합을 통해 당원과 조직을 빠짐없이 데려가겠다는 생각이 확고하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실제로 통합신당 합류 방안을 놓고 김한길 통합민주당 공동대표는 물론 정대철 대통합신당 창준위위원장,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우리당 의장 등을 두루 만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28일 만난 정 전 의장으로부터 "박 대표의 결단이 있어야만 대통합신당이 완성되고 `도로 열린우리당'을 면할 수 있다. 그것이 민주당에도 유익한 길이고 국민이 바라는 길"이라는 얘기를 듣고, "충분히 알겠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이 통째로 합쳐졌을 때 사실상 대선은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명분과 독자적으로 가라는 내부의 요구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최근 당원 여론조사에서 7:3으로 독자노선으로 가자는 주장이 우세한 데 대해 "지도자라는 게 무조건 당원의 목소리만을 따라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며 입장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도 28일 저녁 가수 조영남씨 초청 행사 참석차 시내 모처에서 조우, 대통합 신당의 완성을 위해 민주당 세력의 합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당과 민주당 탈당그룹, 시민사회 세력이 혼재된 신당 창준위가 박 대표의 요구 사항에 대해 단일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데다 민주당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박 대표가 상황논리에 밀려 `당 사수'로 방향을 선회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통합민주당 조순형 의원의 대선출마 선언으로 독자경선-후보단일화론으로 민주당의 바닥 당심이 급속하게 정리되고 있는 점도 무시못할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28일 오후 박 대표와 회동한 김한길 대표는 "박 대표가 최근 생각을 많이 바꿨고 범여권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대통합 완성에 유리하게 바뀌고 있다"면서도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오히려 박 대표를 배제하고 가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대표는 통합에 확실히 방점을 찍고 있는 만큼 신당 창준위가 이제 내부 교통정리를 해야 할 때"라며 "신당측에서 금주중으로 단일한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면 박 대표도 강경파의 목소리에 눌려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맹찬형 정윤섭 기자 mangel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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