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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김홍업 내일 탈당… 민주 ‘제2분당’ 사태

등록 2007-07-24 15:44

중도통합민주당이 당내 대통합파의 탈당 현실화로 인해 사실상 제2의 분당사태를 맞게 됐다.

민주당은 2003년 열린우리당의 창당과 함께 한 차례 분당의 아픔을 겪었으나 올해 연말 대선을 앞두고 범여권 통합의 균형추가 제3지대 대통합 신당창당으로 기울면서 또 다시 반으로 쪼개지는 위기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김효석, 이낙연, 신중식, 채일병 의원과 정균환 전 부대표를 비롯해 광주.서울.부산시당 위원장 등 지역위원장 52명이 24일 탈당한데 이어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도 25일 탈당계를 제출한다.

또 100명 이상의 기초단체장, 기초의원도 금주 내로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석 의원은 "민주당 본류가 대통합 신당에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분당이라기보다 외연확대를 통해 민주평화개혁 세력을 결집하는 의미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통합민주당은 텃밭인 전남지역의 국회의원 5명과 광역단체장 2명, 기초단체장.기초의원들이 동반탈당함으로써 당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와 함께 김한길 공동대표 등 신당계열 의원 20명은 당적을 보유한 채로 제3지대 신당 창준위에 참여키로 했고, 이들마저 탈당할 경우 통합민주당은 민주계열 의원 9명만 남는 미니정당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민주 계열은 소속 의원들의 탈당과 관련, "제2의 분당획책이자 배신행위"라고 맹비난했다.

박상천 대표는 이날 오후 전북도당을 방문, 당원간담회 등을 갖고 "탈당을 결행하는 사람들은 도의적, 정치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며 "민주당을 고립시키려는 전략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통합 미명 하에 도로 열린우리당으로 투항한 것은 제2의 분당획책이자 추악한 배신행위"라며 "풍찬노숙한 민주당을 짓밟는 행위는 인간적 도리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의 탈당과 관련, 민주당 내에서는 "DJ가 분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격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김 의원은 최근 지역 여론을 수렴한 뒤 탈당의사를 굳혔으며 선도탈당은 부담스럽다는 뜻에 따라 25일 탈당키로 했다. 김 의원은 지난 주말 김 전 대통령을 만나 탈당 및 대통합 참여의사를 밝혔고, 김 전 대통령은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잘 판단해서 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김 전 대통령은 2003년 민주당 분당시에도 침묵을 지키며 수수방관하더니 이제는 대통합이라는 명목 하에 제2의 분당을 부채질했다"며 "홍업씨의 보선 당선을 위해 민주당이 그토록 노력했는데 이제 와서 분당을 용인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측은 "김 의원은 보궐선거 출마 당시에도 대통합을 공약으로 제시했다"며 "김 전 대통령은 국민의 뜻이 대통합에 있다는 원칙만 강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민주계열은 이와 함께 조순형 의원의 대권도전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독자후보론으로 돌파구를 찾으면서 내부단속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박 대표측은 "잡탕식 대통합으로 귀결된다면 민주당 독자경선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 아니냐"며 "역대 대선을 보더라도 원내 1.2당이 아닌 제3당의 후보가 15-25%의 득표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조순형 이인제 신국환 의원, 추미애 김영환 전 의원과 함께 조찬회동을 가졌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신국환 의원과 추미애 전 의원은 "분열 고착화의 길로 가서는 안된다"며 독자후보론을 반대해 민주당 자체 경선이 쉽게 성사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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