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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상천-김한길 결별수순 밟나

등록 2007-07-23 00:31

중도통합민주당을 이끄는 쌍두마차인 박상천-김한길 공동대표 체제가 심상치 않은 균열 조짐을 맞고 있다.

제3지대 대통합신당 합류 여부를 놓고 박상천 대표가 `잡탕식 대통합'에 반대하며 독자노선을 분명히 하고 나선 반면 김한길 대표는 합류 쪽으로 확실히 방향을 굳히기 시작한 것.

특히 김 대표가 이끌고 있는 통합신당 계열은 박 대표가 대통합 합류 쪽으로 `결단'을 내리지 않을 경우 결별도 불사한다는 분위기를 흘리고 있어 양측의 관계가 자칫 돌이키기 어려운 국면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출범한 통합민주당이 창당 한달도 못돼 사실상 `분당'의 위기를 맞고있는 셈이다.

양측의 `마이웨이' 행보는 주말을 거치면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통합신당 계열 의원 15명은 21일 저녁 국회 통합민주당 원내대표실에 모여 제3지대 대통합 신당에 합류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행동통일'을 결의했다. 미국 출장중인 강봉균 원내대표와 대선출마를 선언한 신국환 의원 등은 참석하지 못했다.

회동에서는 23일까지 박 대표에게 대통합신당 합류를 설득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탈당을 통한 결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였다는 후문이다. 한 초선의원은 "박 대표가 독자생존을 고집한다면 우리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표면적으로는 박 대표의 입장선회를 촉구하는 `압박용'으로 비쳐지지만 사실상 탈당수순을 결행하기 위한 `사전정지'의 의미가 더 강하다는게 대체적 분석이다.

이에 대해 박상천 대표와 민주당 계열은 22일 `잡탕식 대통합'에 절대 불참한다는 뜻을 거듭 확인하면서 독자노선을 고수했다. 설령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통합신당 계열이 탈당하더라도 민주당에 계속 남아 대통합 신당과의 `당 대 당' 협상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유종필 대변인은 "통합민주당은 대통합신당이 중도개혁주의를 표방하고 열린우리당을 통째로 받지 않는다는 조건만 충족시키면 동참하겠다는 입장인데, (대통합 신당파측이) 당연한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조순형(趙舜衡) 의원의 이날 대선출마는 민주당 계열의 `독자리그' 의지를 대외적으로 공표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통합민주당이 자체 경선을 거쳐 독자적으로 후보를 내고 막판 단일화를 꾀하려는 의도라는 얘기다.

유종필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이제 국정실패 세력들의 리그가 하나 있고 국정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고 정통성이 있는 통합민주당의 양대 리그가 성립된 것"이라고 평가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유 대변인은 그러면서 "특정인을 후보로 만들기 위해 `위인설당'하는 제3지대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비판, 제3지대 대통합신당 창당이 손학규(孫鶴圭) 전지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민주당 계열은 김한길 대표와 통합신당 계열의 탈당가능성 시사에 대해서는 직접적 논평을 자제하지만 "갈테면 가라"는 식의 반응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한 당직자는 "우리는 일관된 대통합의 원칙에 따라 당당하게 나갈 것"이라며 "(김대표등이 탈당하는 건) 정치 코미디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입장차 속에서 두 사람은 이날 오후 비공개 회동을 갖고 최종담판을 시도할 예정이지만 현실적으로 이견을 좁히기 어려워 보인다.

물론 양측의 결별이 현실화될 경우 두 사람 모두 정치적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에서 대승적 타협을 점치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특히 김한길 대표로서는 자신이 정당성을 주장해온 독자신당 창당과 민주당과의 합당을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로 평가될 소지가 크다. 지난 2월초 1차 집단탈당파 23인을 이끌고 제3지대로 나왔던 김 대표가 다시 원점으로 회귀한 모양새여서 통합논의의 주도권 행사와 리더십 측면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클 것이란 지적이다.

박상천 대표로서도 다시금 `분당사태'를 맞아 곤혹스런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로서는 중도개혁주의 대통합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의 분위기로는 대통합 신당의 흐름속에서 `고립화'될 수 있고 자체 경선도 `마이너 리그'로 전락할 개연성이 높다.

그러나 두 사람이 같이 움직이기에는 현실적으로 정치적 이해와 입장차가 너무 크다는게 중론이다. 범여권의 한 관계자는 "시점이 다소 늦춰질 지 모르지만 양측의 결별은 이미 `시위를 떠난 화살'"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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