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18일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의 차명재산 은닉의혹 등을 둘러싼 검증 공방이 주민등록 초본 유출 등 관권개입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데 대해 "개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라며 사안의 본체인 검증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의장은 이날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미국에 `Wag The DOG'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개꼬리가 개의 몸체를 흔든다는 것으로 정치인들이 불미스러운 일을 덮기 위해 연막을 치는 경우를 지칭한다"며 "요즘 한나라당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그쪽에 `Wag The Dog' 전술에 능한 선수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게 성공하려면 언론의 협조를 통한 여론조작이 필요한데, 한나라당과 이런 문제에 협조하는 언론들이 있는 것 같다"면서 "핵심인 검증은 뒷전으로 두고 이런 저런 정치관련 의혹들을 갖고 흔들어대면서 국민여론을 호도하고 한나라당 후보 구하기에 열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고 일부 언론을 비판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앞으로 정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는 모든 사람들은 본인의 호적초본은 물론이고 친인척까지 모든 자료를 공개하도록 하는 것을 법적으로 마련하려고 한다"며 "지금 한나라당에서는 수십건의 위장전입 의혹들과 부동산 투기 의혹이 난무하는데 정보공개를 꺼리고 흠결을 감추려 한다"고 주장했다.
원혜영 최고위원은 19일 예정된 한나라당 경선후보 검증청문회와 관련, "검증청문회가 아니라 면죄부 청문회가 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 전 시장은 도곡동 땅 의혹 등과 관련해 면죄부를 받으려는 시도를 그만하고 국민앞에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정책위의장도 "주민등록초본을 누가 받아썼느냐 하는 문제 때문에 위장전입, 권력을 사용한 부동산 투기 등에 대해서는 규명이 안되고 있다"면서 "후보자 본인과 친인척 재산, 주민등록초본 등을 공개하고 이것이 불완전하게 됐을 때는 당에 설치된 검증위가 요청하면 국가기관이 협력할 수 있는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 부인의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한 우리당 김혁규(金爀珪)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통령에 임하려는 후보가 의혹의 실체적 해명보다는 진실 호도에 급급하는 것은 자질이 없음을 스스로 밝히는 것"이라며 "주민등록초본뿐 아니라 필요하다면 개인신상과 관련한 모든 서류를 공개하고, 앞으로 대통령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공직자의 신상관련 서류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을 17대 국회에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병두 의원은 대선예비후보들에 대해 본인, 배우자, 직계존비속 뿐 아니라 본인과 배우자의 형제자매 부부들까지 재산등록을 하게 하고 최근 20년간의 재산형성과정을 소명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과 후보자 직계존속에 대해 허용되던 납세 증명서 제출 거부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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