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좌담회 참가자들의 지지성향.
[대선 민심읽기/표적집단 좌담] 대구 40대 남성
검증의혹 다수가 사실로 여겨…“솔직히 털어놓으라” 충고
“누가 본선 나가도 이길 것” 대세 속 “해봐야 알지” 우려도
검증의혹 다수가 사실로 여겨…“솔직히 털어놓으라” 충고
“누가 본선 나가도 이길 것” 대세 속 “해봐야 알지” 우려도
‘그래도 이명박.’
대구의 40대 남성들 사이에서는 최근의 각종 검증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지지세가 여전했다. 이 후보에게 쏟아지는 각종 의혹들이 상당부분 사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지만, 그렇다고 아직 지지를 철회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기류였다. 좌담회는 지난 11일 밤 대구 서구 내당동 대구호텔에서 열렸다.
이 후보의 각종 부동산 명의신탁 및 투기 의혹에 대해 참가자 대부분이 자연스레 ‘사실’로 받아들이는 게 눈에 띠었다. 이 후보 지지 발언이 이어지고 있을 때, 사회자가 ‘이 후보 관련 의혹은 사실인 것 같냐’고 묻자, 거의 모든 참가자들이 강한 경상도 억양으로 “당연하죠”라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업을 한다는 박자휴(41)씨는 “누가 땅을 수만평씩 사느냐, 돈 있어도 (땅값 떨어질까봐) 두려워서 못 산다. (개발정보 없이는) 그렇게 땅 많이 사는 사람 없고, 차명계좌도 분명히 했다”고 단언했다. ‘대통령 못할만큼 도덕적으로 흠결이 있는 건 아니다’는 이 후보의 말에 대해서도 “늘 애매하게 얘기하죠”(이가원)라며 은근히 비꼬았다.
참가자들은 이 후보를 비판하면서도, 한편으론 감싸며, “솔직히 털어놓으라”며 애정어린 충고를 했다. “숨기고 거짓말하려 하지 말고, 인정하고 오픈하면 좋겠다”(이가원), “지금 분위기론 이 후보가 인정하면 별 것 아니다”(박대성), “그런 정도는 용납할 수 있다”(우참철)는 말이 계속됐다. 심지어 “땅 사고팔고 그런 걸 국가 단위로 하면 돈을 많이 벌 것 같다”며, 이 후보의 ‘능력’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란 말까지 나왔다. “대통령 될 생각이라면, 진작부터 주변 관리에 들어갔어야지”(최구국)라는 따끔한 지적도 없진 않았다.
이들은 의혹을 사실로 믿으면서도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뭔가 해낼 것 같아서”, “경제를 부흥시킬 것 같다”, “경기 때문” 등 비슷비슷한 답변을 쏟아냈다.
한나라당 경선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선 호감은 있지만 ‘능력’에 대한 회의를 떨치지 못했다. “사람은 좋지만, ‘저 사람이 할 수 있겠나’하는 의문”(박자휴), “여자니까 미약하지 않을까”(박대성), “당은 키웠지만, 민생문제에 일조한 건 없다”(최구국)는 말들이었다.
최근 대구·경북에서 박 후보 지지율이 오르고, 이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박자휴씨는 “여성과 20~30대는 깨끗한 사람을 좋아하니까 그쪽에서 움직였다. 또 나이든 분들은 박정희 향수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이가원씨는 “50대 이상은 원래 박 후보 지지자들인데, 이 후보 지지율이 전국적으로 워낙 높으니까, ‘한나라당 집권’을 위해 이 후보 지지로 돌아섰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최근 이 후보 관련 의혹이 자꾸 터지니까, 다시 원래 지지하던 박 후보로 돌아선 것”이라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경제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40대 남성들은 ‘그래도 이명박’ 정서가 강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후보 관련 의혹이 앞으로도 계속 터진다면 마지막 보루인 40대들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점도 암시했다. “위험수위까지 왔다”(이가원), “머리 끝까지 올라오지 않았나”(최구국) “(사람들이 용납할 수 있는) 허용 기준을 넘어서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박대성), “‘저게 진짜면 여당한테 이기겠나’ 싶다”(이가원)는 말이 곧바로 이어졌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인 이들의 관심은 오직 ‘정권교체’였다. 이들은 올해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승리를 낙관하고 있었다. “누가 해도 이기긴 이긴다”, “무난하리라 본다”는 말이 주를 이뤘다. 그렇지만 “(범여권이) 핵폭탄 공약을 내걸어 지지세가 확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화투장은 뒤집어 봐야 안다”는 등 우려섞인 전망도 이어졌다. 토론 말미에 사회자가 ‘역대 대통령 중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을 묻자, 한 참가자가 불쑥 ‘전두환’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다른 참가자들도 대부분 고개를 끄덕였다. 뒤이어 ‘박정희’라는 말도 나왔다. ‘경제발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83학번으로 학생운동을 했다는 한 참가자는 “이제 화두는 경제”라는 말로 이유를 설명했다. 참석자 중 유일하게 열린우리당을 지지한다는 우참철(49)씨만이 “굶어죽어도 독재자는 싫다. 김대중 대통령이 그나마 나은 것 같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튀는 발언’처럼 보였다.대구/권태호 기자 ho@hani.co.kr
그렇지만, 이 후보 관련 의혹이 앞으로도 계속 터진다면 마지막 보루인 40대들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점도 암시했다. “위험수위까지 왔다”(이가원), “머리 끝까지 올라오지 않았나”(최구국) “(사람들이 용납할 수 있는) 허용 기준을 넘어서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박대성), “‘저게 진짜면 여당한테 이기겠나’ 싶다”(이가원)는 말이 곧바로 이어졌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인 이들의 관심은 오직 ‘정권교체’였다. 이들은 올해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승리를 낙관하고 있었다. “누가 해도 이기긴 이긴다”, “무난하리라 본다”는 말이 주를 이뤘다. 그렇지만 “(범여권이) 핵폭탄 공약을 내걸어 지지세가 확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화투장은 뒤집어 봐야 안다”는 등 우려섞인 전망도 이어졌다. 토론 말미에 사회자가 ‘역대 대통령 중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을 묻자, 한 참가자가 불쑥 ‘전두환’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다른 참가자들도 대부분 고개를 끄덕였다. 뒤이어 ‘박정희’라는 말도 나왔다. ‘경제발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83학번으로 학생운동을 했다는 한 참가자는 “이제 화두는 경제”라는 말로 이유를 설명했다. 참석자 중 유일하게 열린우리당을 지지한다는 우참철(49)씨만이 “굶어죽어도 독재자는 싫다. 김대중 대통령이 그나마 나은 것 같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튀는 발언’처럼 보였다.대구/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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