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유승민 정책메시지총괄단장은 6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지난 93~95년 국회의원 시절 총 62억4천344만원의 부동산 매각대금을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며, 부동산 관련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유 단장은 이날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후보의 민자당 국회의원 시절인 93~95년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거액의 자금 신고가 누락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국회의원 재산공개는 93년 6월11일 개정된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국민 누구나 볼 수 있는 국회공보에 나와 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이 공개한 이 전 시장 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은 지난 93년 6월부터 8월까지 60억원의 대금을 나눠 받고 서초동 1718-1번지 땅(692.6㎡)과 1718-2번지 땅(862㎡)을 서울변호사회에 매각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는 "이중 현대증권에 예금한 것으로 기록된 24억9천156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35억844만원이 93년 9월7일자 재산신고에서 누락됐고, 94년과 95년 및 이후 재산신고에서 계속 누락됐다"며 "35억원의 행방은 어디에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94년 12월24일 양재동 14-11번지 양재빌딩을 대부기공(현 다스)에 팔고 받은 매각대금 15억3천500만원도 95년 2월27일자 재산신고에 매각 사실만 신고돼 있고, 팔고 받은 돈은 누락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93년 3월22일 1차 가재산공개 6일전 이 전 시장은 80평형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소유권을 도모씨 명의로 등기이전했는데, 매각대금 12억원은 93년 재산신고에 누락됐고 이후 신고에도 계속 누락돼 있다"면서 "현대아파트의 경우 공직자윤리법 개정 이전 사항이라 공보에는 게재되지 않았지만, 이미 당시 언론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된 내용이고 등기부 등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 3건의 매각대금 87억3천500만원 중에서 62억4천344만원은 재산신고에서 누락됐다"며 "이는 명백한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며, 당시 62억원은 현 시점에선 엄청난 거액이기 때문에 이 자금이 어디로 은닉됐는지 당연히 검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대아파트의 경우 실제 매각하고 대금을 받았는지 불확실하고, 양재동 빌딩의 경우 큰형과 처남이 대주주인 다스에 판 것이기 때문에 위장매각과 명의신탁인지도 검증해야 한다"며 "이 후보는 이 의혹에 대해 해명해야 하며, 재산신고 하나만 보더라도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이 과연 누구인가 국민 의혹은 더욱 증폭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 박형준 대변인은 국회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갖고 "서청원 전 의원의 허위폭로로 궁지에 몰리자, 또 다른 폭로로 관심을 돌리자는 것이냐"며 "유 의원은 이번 허위 폭로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서초동 매각대금 60억원 중 93년 8월7일 한일은행에 양도소득세로 31억7천471만원을 납부했다"며 "납부후 잔금 24억4천156만원은 기존 현대증권 계좌에 입금했으며, 이중 부동산매매에 부과되는 주민세 2억3천810만원을 재산신고 후 납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압구정동 아파트와 관련해선 "92년 하반기에 이미 매물로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재산신고와 무관하며, 매물로 내놓은 이유는 91~92년 후보 소유의 서초동과 양재동 부지에 건물을 짓는 데 사용한 공사비 등 미지급금을 변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매각 대금은 동 용도에 사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재빌딩 매각대금 15억원 가운데 양도소득세로 3억1천286만원을 납부하고 동아시아연구원 재단기금으로 3억원을 출연했으며, 예금으로 3억9천948만원, 보증금반환 등에 4억8천여억원을 사용했다"며 "예금부분은 원래 신고서에는 들어있으나 공보에는 누락돼 있으며, 재단출연기금 및 보증금 반환금 가운데 다스에 지급된 3억8천797만원을 제외한 7천493만원은 공보에도 표시돼 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날 양도세 납부서 및 매각대금 중 예금분 신고서, 재단기금 출연 관련 증빙 자료도 배포했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