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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근혜쪽 “이명박, 직접 소명하라”

등록 2007-07-03 11:20수정 2007-07-03 17:02

"중대한 고민해야 하는 시점 아니냐"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측은 3일 본인 및 친.인척 부동산을 둘러싸고 잇따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이 전 시장 본인의 소명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 전 시장 처남 김재정씨가 전국 각지에 상당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논란에 이어 이날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이 전 시장 일가의 은평뉴타운 사업지구 내 부지보유 관련 의혹 및 이 전 시장 소유건물이 소재한 서초동 법원부지에 대한 고도제한 해제에 하자가 있었는지에 공세의 초점을 맞췄다.

또 지난 1995년 포스코개발에 매각된 이 전 시장 처남과 친형 명의의 땅 1천여평이 실제로는 이 전 시장의 차명 재산임이 확인됐다고 공격을 펼쳤다.

"'쓰나미' 수준으로 각종 의혹이 잇따라 터지고 있는 이 전 시장은 도저히 본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 박 전 대표 캠프의 공격포인트였다. "이 정도로 잇따라 의혹이 제기된다면 국민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며 국민의 `엄정한' 판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측 이혜훈 공동대변인은 "날마다 충격 속에 휩싸여 있다"면서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캠프에서는 이 전 시장과 관련된 의혹이 앞으로도 터질 게 많지 않겠느냐면서 여론과 당심의 변화 추이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잇단 의혹제기가 '7월 대역전극'의 발판이 될 것을 확신하는 모습이다.

캠프 핵심 인사는 "지금까지는 우리가 들은 의혹의 3분의 1도 나오지 않았다"며 `의혹 시리즈'가 계속될 것임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선봉에는 캠프의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과 서청원 상임고문이 직접 나섰다.


홍 위원장은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언론에 이 후보의 시장 재직시 벌어졌던 독직,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이 있었다"면서 "이 후보가 직접 소명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특히 서초동 본인 소유 건물의 고도제한을 완화했던 건, 그리고 천호동 뉴타운 개발예정지 큰 길 건너편에서 처남과 큰형이 벌였던 대형 주상복합단지 건설 분양 폭리의 건 등 2건에 대해선 이 후보가 직접 나서 소명을 하는 게 정권 교체를 원하는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홍 위원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 전 시장의 부동산 관련 의혹을 보면서 같은 세대로서 안타깝다"면서 "우리 세대가 그렇게 살아온 세대는 아니었다"고 이 전 시장의 도덕적 `흠결'을 부각시켰다.

그는 "우리 세대의 대표 중 한 명으로 대선에 뛰어들었다면 좀 정리를 잘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서 상임고문도 인천에서 열린 당원교육에서 이 전 시장 처남과 큰형 명의의 도곡동 땅 매각 논란과 관련, "(이 후보가) 국회의원 재임시절인 93년 또는 94년 포철 회장을 3번이나 찾아가 이 땅을 `내 땅인데 포철이 사주십시오' 했다고 한다"고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포철 전 회장을 비롯해 전.현직 국회의원 4명이 운동(골프)을 하면서 (포철 전 회장이) 3∼4차례 이 같은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면서 "이 후보가 대답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캠프에서는 서 고문의 얘기가 포철회장을 지낸 김만제 전 의원 등과의 골프회동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이혜훈 대변인은 "(매각) 당시에는 자기 땅이라고 해 놓고, 지금은 자기 땅이 아니라는데 이 부분에 대해 이 전 시장이 직접 답해야 한다"면서 "(이 전 시장측에서는) 본인(이 전 시장)이 포철을 찾아간 사실이 없다고 하는데 포철 회장이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답하라"고 요구했다.

유승민 의원도 "차명재산이라는 것은 밝히기가 쉽지 않은데 차명재산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 아니냐"면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캠프 핵심 의원은 "이 정도면 본인 스스로 중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 아니냐"고 은근히 후보사퇴를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재원 공동대변인도 이 전 시장 관련 부동산 의혹에 "단 한 평의 토지도 없고, 남의 집에 세들고 사는 분들이 이런 사안들을 어떻게 보겠느냐"면서 "그런 분(이 전시장)을 한나라당 후보로 만들어서 본선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황재훈 기자 jh@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기자 j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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