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을 탈당해 제3지대에 머물러온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가 25일 마침내 범여권행을 택했다.
범여권 대통합의 `전도사'격인 김근태(金槿泰) 전 의장의 대통합 추진을 전폭 지지하고 적극적 참여의사를 표명하는 형식을 빌려 범여권 합류를 공식화한 것이다.
물론 `예고된 수순'이란 측면도 있지만 손 전지사의 이번 선택은 한나라당 `빅2'의 독주체제가 장기화되고 있는 대선구도에 적지않은 파장을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범여권 후보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손 전지사의 합류에 따라 군소후보들이 난립한 범여권의 대선구도가 일정한 `교통정리'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대권후보군이 압축되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내에서는 손 전지사와 이해찬(李海瓚) 전총리, 정동영(鄭東泳) 전의장이 선두그룹을 유지하면서 앞으로 치고 나가는 형국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범여권 통합논의도 손 전지사의 합류를 계기로 `세력'에서 `후보'로 급속한 중심이동을 할 것이 확실시된다. 범여권 중진 5인이 제안한 `범여권 4개 정파 연석회의' 구상이 무산된 반면, 종교.시민사회 원로들이 주도하는 '국민경선추진협의회(경추협)'가 공식 발족된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의 이번 범여권 행은 일단 더이상 `판'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파간 이해다툼 속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통합논의를 관망하지만은 않고 대통합 흐름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범여권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범여권 내에서는 손 전지사가 `무임승차'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론이 제기돼왔던 게 사실이다.
특히 이번 결단에는 손 전지사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우고 있는 `국민대통합' 구상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범여권의 전통적 지지층을 회복하는 수준이 아니라 한나라당 일부까지도 끌어안아 좌.우를 아우르는 큰 틀의 그림을 그리겠다는 게 손 전지사의 구상이다. 따라서 손 전지사가 범여권 통합논의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국민대통합'의 전초단계로 삼으려는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손 전지사가 이날 김 전의장과의 회동에서 "그냥 단순히 기존 여권을 적당히 얼기설기 재구성하고 재포장해서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며 "자칫 잘못하다가는 통합과정이 국민에게 또다른 실망과 좌절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손 전지사는 "김 전의장이 앞장서서 추진하는 범여권 대통합이 국민 대통합으로 가는 길목에 있으며 그 길을 열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손 전지사가 고심 끝에 범여권행을 선택했지만 과연 `연착륙'을 할 수 있을 지는 현 상태로는 미지수이다. 무엇보다도 그가 범여권의 정서적 거리감을 극복하는 게 과제다. 한나라당에 몸담았던 이력과 행적에 대한 범여권 내부의 공세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범여권 주자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느냐의 여부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가 개혁적 색채가 강한 김 전의장과의 `연대'를 과시하는 것도 이 같은 한나라당 이미지를 `탈색'하는 과정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곧바로 범여권에 직행하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해 시민사회진영이 주도하는 `국민경선추진협의회'에 참여하는 형식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의 밑그림을 둘러싼 손 전지사와 범여권의 `간극'도 문제다. 손 전지사는 과거의 범여권을 그대로 복원하는 방식 보다는 한나라당 세력 일부까지 끌어들이는 `국민대통합'을 주장하지만 이는 범여권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는 대목이다. 이와 동시에 기존 범여권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대선 어젠다'를 선점해내는 것도 과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손 전지사는 앞으로 범여권에 연착륙을 시도하면서도 기존 범여권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손 전지사가 범여권 주자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할 지 여부는 결국 향후 지지율의 추이와 이에 따른 범여권 후보구도 정비의 향배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효동 정윤섭 기자 rhd@yna.co.kr (서울=연합뉴스)
특히 이번 결단에는 손 전지사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우고 있는 `국민대통합' 구상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범여권의 전통적 지지층을 회복하는 수준이 아니라 한나라당 일부까지도 끌어안아 좌.우를 아우르는 큰 틀의 그림을 그리겠다는 게 손 전지사의 구상이다. 따라서 손 전지사가 범여권 통합논의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국민대통합'의 전초단계로 삼으려는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손 전지사가 이날 김 전의장과의 회동에서 "그냥 단순히 기존 여권을 적당히 얼기설기 재구성하고 재포장해서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며 "자칫 잘못하다가는 통합과정이 국민에게 또다른 실망과 좌절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손 전지사는 "김 전의장이 앞장서서 추진하는 범여권 대통합이 국민 대통합으로 가는 길목에 있으며 그 길을 열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손 전지사가 고심 끝에 범여권행을 선택했지만 과연 `연착륙'을 할 수 있을 지는 현 상태로는 미지수이다. 무엇보다도 그가 범여권의 정서적 거리감을 극복하는 게 과제다. 한나라당에 몸담았던 이력과 행적에 대한 범여권 내부의 공세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범여권 주자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느냐의 여부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가 개혁적 색채가 강한 김 전의장과의 `연대'를 과시하는 것도 이 같은 한나라당 이미지를 `탈색'하는 과정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곧바로 범여권에 직행하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해 시민사회진영이 주도하는 `국민경선추진협의회'에 참여하는 형식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의 밑그림을 둘러싼 손 전지사와 범여권의 `간극'도 문제다. 손 전지사는 과거의 범여권을 그대로 복원하는 방식 보다는 한나라당 세력 일부까지 끌어들이는 `국민대통합'을 주장하지만 이는 범여권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는 대목이다. 이와 동시에 기존 범여권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대선 어젠다'를 선점해내는 것도 과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손 전지사는 앞으로 범여권에 연착륙을 시도하면서도 기존 범여권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손 전지사가 범여권 주자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할 지 여부는 결국 향후 지지율의 추이와 이에 따른 범여권 후보구도 정비의 향배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효동 정윤섭 기자 rh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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