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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명박쪽 “전형적 꼬리자르기…대검서 수사해야”

등록 2007-06-25 16:48

정두언, 유승민 징계요구..李 "시정硏 연구지시 안해"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측은 25일 경부운하 정부 재검토 보고서 왜곡.변조 및 유통배후 의혹에 대한 경찰수사를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수사주체를 대검으로 변경할 것을 공개 요구했다.

이 전 시장측은 또 수자원공사 간부가 문제의 보고서를 외부에 유출했다는 경찰의 전날 중간조사 결과 발표를 청와대와 범여권의 치밀한 각본에 따른 전형적인 "꼬리자르기 수사"라고 비판하면서 26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를 통해 `부실수사' 여부를 집중 추궁키로 하는 등 경찰에 대한 압박도 강화했다.

또 수공으로부터 보고서를 건네받아 언론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결혼정보업체 대표 김모씨는 `친박'(親朴.친박근혜) 성향이라고 주장하면서 김씨가 보고서를 또 다른 친박 인사인 장모씨를 통해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측에 전달했을 개연성이 높다며 박 전 대표측 유통배후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 전 시장 캠프가 대운하 보고서 조작의혹 및 유통 배후 규명을 위해 청와대와 경찰, 박 전 대표측에 대한 '3각' 압박을 본격화하고 나선 것이다.

캠프 좌장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경기경찰청에 사건을 넘겨 놓고 일일이 수사지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건의 전개방향과 수사범위까지 제시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경찰조사 결과를 누가 믿겠나. 당장 수사주체를 대검 중수부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이 이미 결혼정보업체 대표 김씨 다음 선까지 파악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 검찰은 배후세력에 대한 조사를 위해 관련자들을 전원 출국금지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광근 캠프 대변인은 "경찰 수사가 몸통은 건드리지 못한 채 깃털만 건드리고 있다"면서 ▲4가지 버전 보고서 작성 경위 ▲경기경찰청 수사지휘 배경 ▲석연치 않은 보고서 유출과정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압수수색 이유 ▲보고서 유출과정의 특정캠프 관련성 여부 ▲김씨의 보고서 유출 이유 ▲박 캠프가 대운하 공격시 인용한 외부 자문인사의 실체 등 7대 의혹이 낱낱이 규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캠프는 박 전 대표측에 대한 공세의 고삐도 강화했다. 결혼정보업체 대표 김씨가 그와 함께 뉴라이트청년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장씨를 통해 박 전 대표 캠프에 보고서를 넘겨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전 시장측의 주장이다.

캠프 관계자는 "수자원공사 간부가 대외비 문서를 특수대학원에 다니다 알게 된 젊은 사람한테 넘겨줬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수공 간부 윗선이 누구인지 밝혀야 하며 `김-장-박 캠프' 커넥션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정황들을 보면 보고서 유출과정에 특정 캠프와 연관있는 인사들이 관여한 흔적들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특히 자신이 최근 제기한 `특정캠프 유통배후설' 논란과 관련, "내가 박 전 대표나 유승민 의원의 얘기를 한 적이 전혀 없는 데 유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 의원이 나를 지목했다'고 단정하며 국회의원직 포기, 형사처벌 운운하고 있는 데 이는 동료의원을 협박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이라며 이날 유 의원에 대한 조사 및 징계요구서를 당 네거티브감시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는 "유 의원은 이전에도 `BBK 사건은 이 전 시장의 형과 처남이 소유하고 있는 다스(현대차납품회사)와 관련 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공공연히 적시한 바 있다"면서 "이런 일련의 잘못된 언동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이날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대운하 연구 지시 여부와 관련, "내가 시장직에서 떠난 다음에 마무리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지시한 바 없으며, 경부운하는 `서울.수도권 교통물류 체계' 연구의 마지막 한 파트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후보 정책검증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발언에서 시작됐는 데 매우 위험한 발상이며, 대통령이 끝까지 개입한다면 (대통령이) 힘들게 될 것이고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면서 "보고서가 한 개일 텐데 왜 여러 개가 만들어져 유통이 됐는가. 문제의 초점은 청와대가 핵심이 돼 왜 이런 작업을 했고 다음 단계로 어떻게 유통되고 종착지가 어디인지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시장의 이 발언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대운하 연구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으로, 자신과는 무관함을 강조한 동시에 경부운하 정부 재검토 보고서 작성 배경 및 유통과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거듭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심인성 이승관 기자 sim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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