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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근혜쪽, 이번엔 이명박 재산문제 집중포화

등록 2007-06-05 17:12수정 2007-06-06 12:05

朴 "재산 8천억.BBK 운영 의혹"..정인봉 도덕성 문건 제출
李 "소문 전해도 선거법 위반"..윤리위 제소 법적대응 검토
오는 11일 경선 후보 등록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두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의 검증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지지율에서 뒤지고 있는 박 전 대표측이 국면 반전을 위한 `6월 검증 총공세'에 돌입한 양상이고, 이 전 시장측은 `검증을 빙자한 허위사실 유포'라며 당 윤리위 제소 후 법적 대응까지 검토키로 하는 등 강대강의 전면전이 펼쳐지고 있다.

대선이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범여권의 유력 주자가 떠오르지 않으면서 `8월 한나라당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라는 상황인식이 양측을 `죽기 아니면 살기' 사생결단의 장으로 몰아가고 있다.

박 전 대표측은 유승민.이혜훈 의원이 이 전 시장의 `대운하 공약'을 집중 공격한 데 이어 이번엔 곽성문.최경환 의원이 재산 문제와 투자운용회사인 BBK 공동 운영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캠프 내 주포들이 총동원돼 전방위 공격에 나선 양상이다.

곽 의원은 5일 라디오 방송 출연 및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이 전 시장 본인과 친인척의 재산을 합하면 8천억원이 넘는다는 이야기가 시중에 나돌고 있다"며 "당 검증위에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나는 (이명박) X-파일이 있다고 본다"면서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에 봉직하지 않아 본 적은 없지만 X-파일이 있다는 근거는 댈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X파일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한 캠프 관계자는 "이 전 시장과 관련해 시중에 돌고 있는 재산.사생활 등이 모두 망라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곽 의원은 "모레(7일)쯤 X-파일이 존재한다는 데 대해 여러분이 믿을 만한 충분한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후속타를 예고하기도 했다.

최경환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발행된 `주간동아'의 `이명박 BBK X 파일 진실의 문 열릴까' 기사를 인용하면서 "한때 이 전 시장과 동업했던 김경준씨가 운영하던 BBK가 이 전 시장의 부인과는 달리, 사실상 이 전 시장이 공동대표였다는 것이 회사 정관을 통해 밝혀졌다"며 이 전시장에게 "사실관계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주간동아'는 2000년 5월12일 금감원이 국회에 제출한 BBK 정관을 단독 입수했다면서 사진과 함께 이 전 시장의 이름이 명시된 정관 내용을 보도했다.

또 지난 1월 이 전 시장의 선거법 위반 문제를 공론화 시켰던 박 전 대표의 전 법률특보인 정인봉 변호사는 이날 오후 당 검증위에 선거법 위반 및 범인도피 의혹 등을 포함한 도덕성과 관련된 5건의 자료를 공식 제출했다. 그는 내주 초 5건을 추가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8천억원대 재산 소유설에 대해 이 전 시장측의 정두언 의원은 "지난해 6월 말 서울시장직을 퇴직할 때 공직자 재산등록을 했으며 당시 약 180억원이었다"며 "친척명의의 수천억원대 재산소유 주장은 완벽한 허위사실로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악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BBK 공동 대표 의혹에 대해서는 "김경준씨가 위조한 서류를 갖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상법상 주식을 소유해야 발기인의 자격이 있는데 BBK 설립 당시인 99년 4월 이 전 시장은 미국에 체류하고 있었고 단 한 번도 BBK 주식을 소유한 바 없다"며 의혹 부풀리기라고 역공을 취했다.

그는 "시중에 떠도는 소문을 전해도 선거법에 위반된다는 명백한 판례가 있다"면서 "7일께 당 윤리위에 곽성문 의원 등을 제소하고, 윤리위 심사 결과를 보면서 사법당국에 고발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검증 공방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4일 양측은 `살생부' 공방까지 벌였다. 정 의원이 이혜훈.곽성문 두 의원을 지적하면서 "내년 총선 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이 될 정도로 비방이 심하다"고 말한 데 대해 곽 의원은 "공천권 협박"이라며 "살생부를 들고 망나니 칼을 휘두르느냐"고 정면 비판하는 등 양측의 감정다툼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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