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본격적인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27일 오후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열린 부산·경남 지역 기독교인 행사에 참석해 밝게 웃고 있다.(왼쪽 사진) 이명박 전 시장이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생활체육 전국생활체조 경연대회에 참석해 손뼉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경선 3대 관전포인트
29일 광주에서 열리는 경제분야 정책비전대회를 시작으로, 한나라당 경선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이미 지난해 중반부터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사실상의 경선전을 치열하게 벌여왔지만, 이제는 공식 링 위에 올라가 물러설 곳 없는 일합을 겨루게 된다.
① 상대방 날릴 ‘한방 터트릴까’
경선 ‘돌출 변수’ 생길까?=이번 경선에서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은 역시 ‘검증’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그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게 당내의 일반적 평이다. 당내 기구인 검증위원회가 당내 후보에게 흠집을 낼 수 있는 검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한나라당은 또 ‘근거없는 소문을 막는다’는 이유로 경선관리위원회 산하에 ‘네거티브 방지위원회’도 별도로 설립해 놓았다. 검증위 간사인 이주호 의원은 “(캠프) 상호 간 비방은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섭 대표도 지난 25일 “(검증위 검증은) 면역주사를 미리 놓아야 한다는 측면도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이 전 시장의 검증 포인트로는 거액의 역외펀드 투자를 둘러싼 의혹, 재산 형성과정, 서울시장 재직시절 공과 등이, 박 전 대표는 정수장학회·육영재단 관련 잡음, 70년대 영부인 역할 시절 행적 등이 거론되고 있다. 검증과 관련해 이 전 시장 캠프 대변인인 박형준 의원은 “‘한방’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밖에 ‘빅2’를 제외한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 의원 등 군소후보들의 특정후보 지지선언, 탈당 또는 ‘제3의 바람’ 등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경선과정에서 예상할 수 있는 또다른 변수다.
② 이명박 1위, 변화 없을까
이명박 1위 끝까지 유지할까=이 전 시장은 현재 여론조사에서 여덟달째 지지율 1위를 달린다. 경선 레이스가 끝나는 8월 말까지 그가 이 지지율을 계속 유지할지도 관심거리다. ‘중심모임’의 맹형규 의원은 “정치는 생물이라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현재로선 이 전 시장 우위가 쉽게 바뀌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원 서울대 정치연구소 연구위원도 박 전 대표 쪽이 은근히 기대하는 ‘검증’에 대해 “웬만한 건 (이회창 후보와 달리) 이 전 시장에게 큰 타격을 입히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시장 지지 이유가 ‘경제’ ‘추진력’ 등이어서 도덕성에 대해선 어느 정도 용인하는 분위기인데다, 대안 세력인 박 전 대표의 경쟁력도 이 전 시장을 능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번 정인봉 변호사의 이 전 시장 관련 의혹 제기나 최근 이 전 시장의 잇따른 ‘말실수’에도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캠프의 김재원 의원은 “역전 가능성은 100%”라고 자신했다. 박 전 대표 쪽은 대의원·당원 조사에선 박 전 대표가 앞서고, 직접 투표장에 나와야 하는 국민참여 투표에서도 박 전 대표 지지자의 ‘충성도’가 높아 여론조사와 달리 팽팽히 맞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까지 줄어들면, 동력을 받아 역전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논리다. 박 전 대표의 예상 밖 토론회 선전, 선거에 강한 박 전 대표의 특성 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③ 경선결과 승복 입 모으지만…
경선 결과에 승복할까?=현재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은 모두 “승복하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후보 의지의 문제만은 아니다. 선거법상 다음달 초 당내 경선 후보로 등록만 하면 탈당, 독자 출마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내년에는 총선이 실시돼 각 캠프에 흩어져 있던 의원들도 결국 한 곳(당선 캠프)으로 모일 수밖에 없다. 한 재선 의원은 “아무리 캠프에 소속돼 서로 싸워도 공천을 받으려면, 본선에서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1등 후보가 유고·사퇴 때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 후보를 교체하는 것은 법적으론 가능하다. 그러나 후보와 관련한 각종 부패·추문이 터져 지지율이 추락하더라도 본인이 스스로 물러나기 전까진 후보를 바꿀 수 없다. 또 후보 선출 뒤, 탈락자가 당선 후보를 흔들 경우 ‘당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권태호 이유주현 기자 ho@hani.co.kr
한나라당 경선일정
경선 결과에 승복할까?=현재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은 모두 “승복하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후보 의지의 문제만은 아니다. 선거법상 다음달 초 당내 경선 후보로 등록만 하면 탈당, 독자 출마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내년에는 총선이 실시돼 각 캠프에 흩어져 있던 의원들도 결국 한 곳(당선 캠프)으로 모일 수밖에 없다. 한 재선 의원은 “아무리 캠프에 소속돼 서로 싸워도 공천을 받으려면, 본선에서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1등 후보가 유고·사퇴 때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 후보를 교체하는 것은 법적으론 가능하다. 그러나 후보와 관련한 각종 부패·추문이 터져 지지율이 추락하더라도 본인이 스스로 물러나기 전까진 후보를 바꿀 수 없다. 또 후보 선출 뒤, 탈락자가 당선 후보를 흔들 경우 ‘당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권태호 이유주현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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