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싸움 인식·대안 부재 영향”
‘내분 사태에도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의 지지율은 변함없다.’
<한겨레>와 리서치플러스가 12일 벌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과 한나라당 지지율은 최근 경선 규칙을 둘러싼 극심한 다툼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이 전 시장 지지율은 44.1%, 박 전 대표 지지율은 21.6%로, 4월21일 조사(이명박 43.8%, 박근혜 21.2%)와 거의 똑같았다. 한나라당의 정당 지지율도 47.9%로, 4월21일 조사(49.9%)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한나라당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지지율도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각각 62.1%, 35.4%로 지난번 조사(이명박 60.0%, 박근혜 38.2%)와 별 차이가 없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사장은 “유권자들이 이번 사태를 이미 예견된 일로 보는데다, 대선 판 전체를 흔드는 게 아니라 ‘한나라당 집안싸움’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며 “현재로선 탈당·분당 등 최악의 시나리오만 아니라면 지지를 철회할 생각이 약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임 사장은 또 “범여권 통합 논의가 제대로 진행됐다면 한나라당 사태가 정당·후보 지지율에 영향을 끼쳤을지 모른다. (범여권의) 대안이 부재한 상황도 지지율 변화에 영향을 끼치지 않은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에선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들의 높은 ‘충성도’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당 내분의 책임 소재와 관련해, 이 전 시장 지지자들 사이에선 ‘둘 다 책임 있다’는 응답이 46.4%로 가장 많았으나, 박 전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선 ‘이명박 책임’(38.1%)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다. 또 ‘누가 양보해야 하느냐’는 물음에서 이 전 시장 지지자들 가운데선 ‘박 전 대표가 양보해야’ 주장이 60.9%였으나, 박 전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선 ‘이 전 시장이 양보해야’ 주장이 70.4%로 10%포인트나 높았다.
특히 박 전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선 이번 사태를 통해 박 전 대표에 대한 생각이 ‘더 좋아졌다’ 22.2%, ‘변함없다’ 69.4%로, 박 전 대표 지지자의 91.6%가 이번 사태를 통해 더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이 전 시장 지지자들 사이에선, ‘더 좋아졌다’는 응답은 3.0%에 불과했고, ‘변함없다’ 59.8%, ‘더 나빠졌다’ 15.7%였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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